레티프 구센(남아공)이 '코스와의 싸움'에서 최후의 승자로 살아남으며 제104회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625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구센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힐스골프장(파70.6천99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1타를 쳐 합계 4언더파 276타로 필미켈슨(미국. 278타)을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 2001년 이 대회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 하루 아침에 스타로 떠올랐던구센은 이로써 3년만에 우승컵 탈환과 함께 세계 정상급 골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했다.
고국 친구 어니 엘스(남아공)의 초반 부진으로 미켈슨과 매치플레이를 방불케하는 접전을 펼친 구센은 15번홀까지 미켈슨에 1타 뒤졌으나 16번홀(파5) 버디로 따라 잡은 뒤 미켈슨이 17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덕에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고 남은 2개홀을 침착하게 파로 막아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었다.
15번홀(파4), 16번홀(파5) 연속 버디를 뽑아내 1타차 선두를 내달리며 메이저대회 2연승 기대를 부풀렸던 미켈슨은 17번홀에서 1.2m 거리에서 3퍼트로 한꺼번에 2타를 잃어 2타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미켈슨과 함께 구센에 2타 뒤진 공동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97년 우승자 엘스는 10오버파 80타라는 최악의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며 합계 7오버파 287타로 공동9위까지 내려 앉았다.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5오버파 75타를 쳤지만 오히려 순위는 공동31위로 전날(공동59위)보다 크게 뛰어 올랐다.
언더파 스코어는 단 1명도 없었고 이른바 '싱글핸디캡' 스코어인 80타를 훌쩍넘긴 선수가 부지기수였던 이날 버디 1개와 보기 6개를 기록한 최경주의 성적은 좋은 편이었다.
이번이 4번째 US오픈 출전인 최경주는 합계 15오버파 295타로 대회를 마감, 최고 성적인 지난 2002년 공동30위에 버금가는 성과를 낸 셈.
"아직도 우승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큰소리를 쳤던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6타를 더 잃어 합계 10오버파 290타로 공동17위에 그쳤다.
우즈는 엘스와 비제이 싱(피지)의 부진 덕에 세계랭킹 1위는 지켰지만 최근 메이저대회 8차례 연속 우승이 없는 '메이저 부진'은 계속됐다.
10오버파는 우즈가 프로로 나선 이후 US오픈 최악의 성적.
메이저대회 3라운드 때마다 불운에 울었던 제프 매거트(미국)가 합계 1오버파 281타로 3위에 올랐고 일본인으로 최초의 메이저 우승에 도전했던 마루야마 시게키는합계 4오버파 284타로 마이크 위어(캐나다)와 함께 공동4위를 차지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