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질란드 국왕이 전국의 처녀를 한데 모아 놓고 춤을 추게 한 뒤 부인감을 골라 빈축을 사고 있다.7일 뉴욕 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구 110만에 불과한 아프리카 남동부의 이 작은 나라에서는 전통축제인 `갈대 춤 의식`이 열렸다.
이 축제는 가뭄을 물리쳐 주는 폭풍우에 감사하는 뜻에서 매년 처녀들이 양모 술 치마만 입은 채 국왕 앞에서 3시간동안 춤을 추는 행사이다.
문제는 국왕 음스와티 3세(36)가 이 축제를 미녀선발대회로 변질시킨 데서 시작됐다.
그는 지난해에 이미 이 축제를 관람하면서 10대 소녀 3명을 골라 부인으로 삼았다. 올 8월에는 축제에서 뽑은 17세 소녀와 결혼한다고 발표까지 했다. 이로써 공식 아내는 모두 11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특히 음스와티는 이번 축제에 참여한 여성이 5만여 명이나 돼 일일이 평가할 수 없게 되자 국영 TV가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을 하염없이 돌려보면서 새 부인감을 고르고 또 고르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1년 에이즈 확산을 막겠다며 여성들에게 바지를 입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19세 이하 여성의 성관계를 금지하는 등 엉뚱한 행동으로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소녀들이 이런 축제에 몰려드는 이유는 왕비가 되는 것이야말로 극심한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일단 왕비가 되기만 하면 고급 승용차도 탈 수도 있고 스와질란드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온갖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이에 대해 여성ㆍ시민단체들은 “음스와티의 기괴한 짝 고르기는 비인간적 여성 학대”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김이경 기자 moonlight@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