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APEC정상회의 폐막] 경제 퇴색… 안보포럼 변질 우려

타이의 수도 방콕에서 20ㆍ21일 이틀동안 열린 제 11차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우려대로 APEC이 추구하는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폐막됐다. 무역자유화나 경제협력 확대와 같은 경제 이슈는 북핵 및 대테러전쟁, 이라크 전후 복구문제등 정치적인 이슈에 묻혀 빚이 바랬으며 APEC은 아태지역 안보협력 국제회의를 방불케 했다. 이 때문에 역내 국가간에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하는 장(場)인 APEC 정상회의가 정치, 안보 포럼으로 변질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이번 방콕회의를 계기로 부쩍 높아졌다. ◇방콕선언 채택 =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해 멕시코 로스 카보스에서 채택한 성명에 이어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협상의 진전을 촉구하는 등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APEC의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또 2006년까지 무역거래비용 5%감축, 투명성 기준 이행, 농업분야의 모든 형태의 수출 보조금과 정당화되지 않은 수출금지 및 제한의 철폐를 지지하고 다자주의와 지역주의 및 양자차원의 틀이 상호 보완적이 될 수 있도록 자유무역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은 정상회의후 기자 브리핑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역내 무역 투자 자유화 및 원활한 달성 뿐 아니라 그들을 안보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공조를 강화키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경제문제 퇴색 = 그러나 방콕 성명이 담고 있는 내용은 2001년 상하이, 2002년 로스카보스 정상회의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역투자 자유화의 비전과 이행 사항 합의는 이전의 정상회의의 합의문수준에서 몇 발짝 나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그 대신 이번 회의에서는 북핵 및 대테러전쟁, 이라크전후복구문제등 정치 안보문제가 상당히 중요한 이슈로 다뤄졌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지난 19일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의 미려償ㅋ鑽릿施?이어 20일 한레?정상회담 및 APEC정상회의 자리에서도 북핵문제 및 이라크 전후복구문제를 중점적 이슈로 제기했다. 후 주석도 20일 APEC정상회의 자리에서 “테러공격이 아태지역에서도 꾸준히 늘고있어 각국의 경제사회적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APEC국가들이 공동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APEC분위가 취지와 다르게 변질되는 조짐을 보이자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APEC은 역내국가간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하는자리인데 미국이 논점을 일탈시키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안보 강화 = 21개 회원국 정상들은 안보강화와 관련해 초국가적 테러리즘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문제에 큰 우려를 표시했다.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초국가적 테러리즘과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이 자유롭고 개방되고 번영하는 경제를 이룩하려는 APEC 비전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나아가 정상들은 "회원국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초국가적 테러집단을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해체시킨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선언문은 또 "국제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체제를 강화하고 효과적인 수출통제 방법을 채택.강화하며 대량 살상무기 확산방지를 위해 적법하고 적절한 기타조치를 취함으로써 대량살상무기 및 그 운송수단의 확산으로 인한 심각하고 점증하는 위험을제거키로 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정상들의 최대 관심은 테러그룹의 수중에 들어갈 수 있는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MANPADS)의 구입및 사용 가능성 부분이었고, MANPADS의 국내적 통제강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는데 합의했다. 권 수석은 “APEC이 경제협력 뿐아니라 안보문제까지 다루게 된 것은 또 하나의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방콕(타이)=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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