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특별좌담] 中企인력난 해결방안 없나

"초등교부터 中企교육…인식 바꾸자"제목:중소기업 인력난과 해결방안의 모색 주관:서울경제신문ㆍ중소기업연구원 사회:김인모 서울경제신문 성장기업부장 참석자:이보원 중소기업청 경영지원국장 이윤보 건국대학교 경영대학원장 송장준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서울경제신문과 중소기업연구원은 최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중소ㆍ벤처 기업의 인력난 실태를 진단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보원 중소기업청 경영지원국장은 행정 일선에서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직접 맞닥뜨리고 있으며 이윤보 건국대 경영대학원장과 송장준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에 대해 오랜 동안 학문적으로 연구해 왔다. 좌담은 2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회의실에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편집자 주 ▲사회 김인모 서울경제신문 성장기업부장= 자금ㆍ기술ㆍ판매난과 함께 우리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 중소기업 인력난은 심각한 경지에 이른 것 같습니다. 송 박사가 중소기업 인력난을 정의해 주십시오. ▲송장준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에 와서 경기가 상승하면서 기업들은 실적 호전, 매출 증대 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소 제조업체들은 이 같은 호기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실업률이 3%인데 중소 제조업체의 인력 부족률은 4.8%입니다. 한쪽은 사람이 남아도는데 한쪽은 모자라는 것이 오늘날 중소기업 인력난의 핵심입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인력난이 심합니다. 직종에서는 양 극단인 고급기술직과 단순 노무직에서 인력난이 심각합니다. ▲이보원 중소기업청 경영지원국장= 말 하신대로 인력난이 심각합니다. 정확히 지난해의 평균 인력부족률이 3.8%였으며 올해는 5%대로 추산됩니다. 결국 수출 오더를 따오더라도 공장 가동을 제대로 못해 납기를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 섬유업체들의 경우 설비투자를 늘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구하지 못해 해외 이전까지 고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문제는 최근 수출이 플러스로 늘어나는 등 경기상황은 좋아지고 있지만 인력난 현상은 앞으로 상당히 심각해 질 거라는 것입니다. 특히 지방 공단의 인력구하기는 수도권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이윤보 건국대학교 경영대학원장= 자금, 인력, 판매와 함께 중소ㆍ벤처기업에 있어서 기술은 경영의 기초적인 자원입니다. 최근 중소기업 인력난은 과거와 좀 다른 양상입니다. 개인적으로 경영자문을 하는 업체들에게 들어봐도 인력난은 심각한 형편입니다. 거시적으로 국가경제의 발전단계를 보면 저임금 노동집약에서 자본 집약단계로 이행하고 또 지식ㆍ정보 단계로 가게 되어 있는데 이 코스를 거친 나라들치고 인력 부족이 발생하지 않은 나라가 없습니다. 단순노동은 3D 업종같이 소득상승에 따라 기피업종이 되고 기술ㆍ숙련 인력은 기술력 미비로 인력이 모자라게 됩니다. ▲사회= 단순노동과 고급노동에서 동시에 인력난이 진행되고 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는 것 아닙니까. ▲이 국장= 현재 실업률이 3.5%이고 인원수로는 80만명 정도지만 그 중 절반이 청년 실업입니다. 이 정도는 자연실업률 상태입니다. 즉 마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실업이라는 이야긴데 따라서 현재의 청년실업이 자발적으로 전통 업종(제조업)으로는 오기가 힘든 상황이라는 말입니다. 반면 벤처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된 인력이 없기 때문에 수요가 많아짐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이래저래 산업인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어 인력의 공백이 생기는 상황입니다. 생산인력의 부족은 외국인 산업연수생제도로 보완하고 있지만 필요한 만큼 공급이 되지 못하고 병역특례 등에 의한 인력충원도 최근에는 병역자원이 줄다 보니 1만명 내외까지 내려갔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불법체류가 빈 수요를 채워넣고 있습니다. ▲송 위원= 보다 큰 문제는 수요자측에 있는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중 상당수가 채산성이 높지 않은 단계에서 작업환경도 좋지 못합니다. 인력의 공급 측면에서도 산업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중심이 옮겨가면서 서비스 쪽으로 흡수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창업 열풍도 인력부족을 부추겼다고 봅니다. 결국 중소기업이 일할만한 직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자체가 고부가치 산업 구조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결국 중소기업 인력난은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사회= 자연스럽게 해결방안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왔습니다. 분야별로 성격도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도 달라야 한다는 것인데 전통 제조업의 경우 외국인 산업연수생으로 보완해왔는데 사회적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이 국장= 전통분야, 즉 생산성이 낮은 분야는 외국인 산업연수생제도와 취업비자로 들어오는 인력 등으로 충원되고 이외에도 불법체류자들이 종사하고 있습니다. 실제 생산현장에서 부족한 인원은 5만, 6만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지금 방법은 여성인력, 퇴직인력을 유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결국 모두는 아니지만 적정 수준의 인력은 외국에서 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도 이런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 인력을 동원할 수 있으면 동원하지만 대체가 안 되는 인력은 외국인력을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원장= 일본의 예가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노동허가제(고용 허가제와 다름)를 통해 외국에 있는 일본계 2세들을 데려다 씁니다. 우리도 조선족 등 재외 동포들에게 노동허가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만 합니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용허가제와 산업연수생 제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어떤 형태로든 늘려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밖에도 여성인력, 노인인력 활용방안과 근로자 파견제도 등도 적극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이 국장= 개인적으로 서비스업의 인력부족은 조선족 등 재외동포를 활용하고 산업연수생들은 제조업 분야에서 부족한 인력을 충원했으면 합니다. ▲송 위원= 중소기업 인력문제는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생각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 외국인력을 확대하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저임금 노동에 안주해서는 곤란합니다. 처음에는 저임금에 이점이 있지만 결국 경제 고도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원장= 독일이 그런 부작용을 겪은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부족한 인력을 외국에서 무작위로 충원하게 됐고 이에 따라 합법적인 사람들(산업연수생)보다 불법체류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어쨌든 정책적인 미스라고 보아야겠지요. 어떤 형태로든 불법체류자들을 정리해야 합니다. 통제가 되어야 나중에 조정이 가능합니다. ▲사회= 생산인력 이외에도 고급인력, 기능인력의 부족현상에 대응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이 국장= 73년부터 산업기능인력제도가 중소기업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계속 줄어들어 2005년경에는 폐지될 상황이어서 보충역을 산업체쪽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고민중입니다. 산업기능요원으로 보충역이 오면 복무기간 단축해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정보화요원으로 지정해 비제조업종에서도 일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습니다. ▲이 원장= 구조개선이라는 것은 상당히 힘들지만 벤처나 IT 등 최근 부상하고 있는 쪽은 여력이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고급인력의 경우 외국인력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전체 국민에 비해 외국인의 비율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사회문제화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합니다. ▲사회= 마지막으로 중소기업 인력난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 방안들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죠. ▲이 국장= 결국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 인식이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ㆍ중등 교과서 개편작업, 대학생 중활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보람이 있는지 실제 중소기업 현장에 와서 보고 판단하라는 취지지요. 이외에도 중소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원장= 결국 인식의 전환이 중요합니다. 중소기업연구원 등이 개별기업 사장들을 교육했지만 넘치는 실업자들을 교육 등을 통해 IT나 첨단 산업쪽으로 연결하는 것도 아이디어죠. 인력풀이나 인력네트워크를 활용해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는 많습니다. 실제 외국인 인력을 통한 국부유출보다는 국내 인력을 네트워크화, 효율화하는 것이 훨씬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지요. ▲송 위원= 대기업에서 그만둔 사람들은 중소기업에 잘 가지 않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인력문제를 해결하는데 규모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규모가 작을수록 인력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에 자동화 등으로 규모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구조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단순인력뿐만 아니라 고급인력도 마찬가지입니다. 규모가 적정 정도는 되어야 훈련도 시키고 외부 위탁교육도 할 수 있습니다. ▲사회 = 장시간 좌담에 진지하게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온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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