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머랠리 온다” 유동성 장세 기대감

미국 증시가 `빅 랠리`에 진입하자 외국인이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강도로 한국 주식을 사들이면서 서울 증시가 선순환의 구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마침내 연중 최고치를 넘어서 `본격적인 상승국면` 진입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외국인이 선봉장으로 나선 이번 상승국면이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들이는 계기로 작용, `써머 랠리`(여름 휴가철을 앞둔 강세장)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시아 이머징마켓에서 외국인의 관심도 그동안 타이완 중심에서 서울증시로 이동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매우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우량주에 대한 추가매수 가능성을 예고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보면 외국인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매수를 통해 추가상승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시중 부동자금까지 증시로 유입될 조짐이 보이면서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본격적으로 유입될 경우 이번 상승장세에서 종합주가지수가 800선까지도 도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99년이후 가장 강도 높은 순매수=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17일까지 14일 연속 순매수를 나타내 지난 99년 외환위기 때의 상승장세이후 가장 적극적인 매수세를 펼치고 있다. 외국인은 17일에도 2,870여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여 지난 14일간 모두 1조9,94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9년 10월28일부터 11월16일까지의 연속 순매수일수 기록과 같고, 그 당시의 순매수 규모 1조9,461억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외국인의 이 같은 `바이 코리아(한국주식 사들이기)` 열풍은 미국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증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3대 지수가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1년여만에 처음 S&P지수가 1,000선을 넘어섰고, 다우지수도 11개월만에 9,300선에 진입했다. 최성호 교보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미국 증시에 연동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이 미국 증시 강세장 기대감을 등에 업고 매수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따라 미국증시와 함께 서울증시의 상승랠리도 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타이완에서 서울로 이동중=올들어 서울증시를 이탈해 타이완으로 이동했던 외국인의 관심이 다시 서울로 향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서울증권에 따르면 지난 4월이후 서울 증시에 비해 타이완 증시의 순매수 규모를 강화했던 외국인이 지난주(6~13일)에는 서울 증시에서 더 많은 규모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서울증시에서 5억6,785만달러 어치를 사들인 반면 대만에서는 3억7,407만달러 매수에 그쳤다. 삼성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올들어 외국인은 지난 13일까지 서울증시에서는 모두 561억원의 순매수를 보인 반면 타이완에서는 무려 6조2,570억원 어치를 사들였었다. 전상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만 증시에서의 매수 규모가 한계점에 도달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서울증시로 외국인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장세로 이어지면 800선 간다=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증시의 선순환 구도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매수-)지수상승-)시중 부동자금 유입-)기업자금 조달여건 개선-)경기회복 기여-)추가 상승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삼성증권은 지난 10년간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말 현재 6.1%에 그치고 있지만 지난 10년간 평균 주식보유 수준까지 자산 포트폴리오를 변경한다면 증시로 대략 8조6,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된다면 종합주가지수는 최저 744포인트에서 최고 804포인트까지 상승이 가능하다는 게 삼성증권의 분석이다. 이에 앞서 JP모건증권은 국내 증시가 북핵 문제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감에서 벗어나고 있고, 정부당국의 경기부양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경기회복과 함께 9월이전에 종합주가지수가 8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하면 단기적으로 700선 안팎까지 상승한 후 일시적인 조정국면을 거치면서 재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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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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