可以往 難以返 曰挂 (가이왕 난이반 왈괘).
‘지형(地形)’편에 나오는 말로 ‘들어가기는 쉬우나 되돌아 나오기가 어려운 지형은 괘형(挂形)이라고 한다’는 의미다. 즉 ‘가기는 쉬워도 돌아오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잘못된 기본기가 처음엔 편안한 듯해도 일단 몸에 밴 뒤에는 바로잡기가 몹시 힘든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US오픈에서 4차례나 우승한 벤 호건은 곧잘 “골프에 있어서 확실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만일 내가 골프를 가르친다면 그 중 70%를 그립에 할애하겠다”고 강조했다.
골프라는 운동은 사람의 신체 좌우를 하나로 묶어 한쪽 방향으로 진행되는 운동이다. 오른손과 왼손이 하나가 되어 클럽을 움직임으로써 헤드 페이스를 통해 볼을 멀리 똑바로 보내는 것이다.
슬라이스처럼 볼이 오른쪽으로 날아가는 골퍼는 오른손을 왼손보다 과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골프를 처음 시작하면 열이면 열 볼이 오른쪽으로 날아가게 된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고 연습량이 많아지면 골프란 힘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어느 정도 골프를 하다 보면 한계에 부딪히고 대부분은 ‘내 편한 대로’ 잡아왔던 그립이 어느덧 볼을 정확하게 보내는 정석에서 더욱 멀어져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이때부터 그립을 교정하고 연습에 매달리지만, 바꾼 그립으로 10번 잘 맞다가 한번 미스 샷이 나오면 다시 과거의 습관적인 그립으로 돌아가고픈 유혹을 받고 만다. 잘못인 줄 알면서도 예전의 몇 차례 ‘굿 샷’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애당초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편한 대로”를 고집했으나 막상 고치려고 하면 뜻대로 되지 않아 한동안 고생하게 되는 것이 바로 그립과 같은 기본기다. 기본은 다소 힘들더라도 처음부터 정확하게 배우고 연습을 해야 한다.
/MBC-ESPN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