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수혜주의 함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소식이 신문의 주요 지면을 장식한 지난 2일. 증권가 여기저기에서 한숨 소리가 터져나왔다. 한미 FTA 수혜주라고 철석같이 믿고 거액을 투자했던 종목들의 주가가 기대와는 달리 급락했기 때문이다. 한미 FTA 타결 전부터 10여개 종목이 ‘수혜주’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증권가를 떠돌았다. 이들 중 일부는 단기간에 20~30%씩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협상 타결 이후 4~5일 동안 랠리를 이어간 종목은 단 2종목에 불과했고 나머지 대부분은 그 전의 상승폭보다 더 많이 빠졌다.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혔던 자동차는 호재가 단 하루에 그쳤고 섬유 업종은 주가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주가가 오르지 않은 이유도 가지가지다. “알고 보니 대미 수출 물량이 거의 없어서, 수혜는 분명한데 폭이 미미해서, 최소 2년 후에나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어서….” 결국 단순한 기대감에 뒤늦게 ‘FTA 수혜주’ 매수 대열에 동참했던 개인투자자들만 손실을 입었다. 단발성 호재에 주가가 급등락하는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대구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가 확정되면서 대구ㆍ경북 소재 기업들이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추세라면 인천 아시안게임, 여수 세계엑스포, 평창 동계올림픽 수혜주가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어 보인다. 이런 단발성 재료 때문에 대박을 터뜨리는 사람들도 일부 있겠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의 눈물이 있다. 한미 FTA 타결이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는 증시에 긍정적인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이 과정에서 대박 기대심리가 고개를 들 만도 하다. 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호재성 재료에 대해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이 말에 귀를 기울이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 수혜주에 눈이 멀어 펀더멘털 측면을 무시하면 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성공한 투자자가 되려면 일회성 재료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해당 종목의 기본부터 챙기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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