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프간 피랍] 양측 불신해소 위해 중립지역서 열릴듯

양측 불신해소 위해 중립지역서 열릴듯<br>탈레반 "무사귀환 보장돼야 협상 응하겠다" 밝혀<br>우리정부선 "죄수 석방엔 역부족" 협상력 한계 전달<br>대면접촉 무산땐 인질 살해 가능성 커 부담으로

주한 외교사절단 인질 무사귀환 기원 주한 외교사절단이 지난 4일 경기도 분당의 피랍가족 모임 사무실을 찾아 위로하는 자리에서 이슬람 관계자가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프간 피랍] 양측 불신해소 위해 중립지역서 열릴듯 탈레반과 직접협상 장소·시기 이견탈레반 "무사귀환 보장돼야 협상 응하겠다" 밝혀우리정부선 "죄수 석방엔 역부족" 협상력 한계 전달대면접촉 무산땐 인질 살해 가능성 커 부담으로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주한 외교사절단 인질 무사귀환 기원 주한 외교사절단이 지난 4일 경기도 분당의 피랍가족 모임 사무실을 찾아 위로하는 자리에서 이슬람 관계자가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리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중립 지역에서 한국인 피랍자 문제를 놓고 탈레반 측과 직접 협상을 추진하고 있어 이의 성사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직접협상이 무산될 경우 아프간 정부와 연합군이 군사작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 직접협상 성사여부가 이번 사태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와중에 탈레반은 한국정부에 불만을 나타내며 한동안 중단했던 인질 살해 위협을 다시 시작해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정부는 직접 협상의 세부사항에 대해 극도로 보안을 유지하며, 주말 내내 만일에 있을 접촉에 대비했다. 현재까지는 정부와 탈레반 간의 직접 협상 성사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불신 없게 중립장소 물색" =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측이 당초 제시했던 탈레반 통제구역에서의 협상을 반대했다. 탈레반 장악지역에 한국 협상단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아프간 정부의 통제권 상실을 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아프간과 탈레반 양측에 중립적인 장소가 협상 장소로 물색중이다. 아프간 가즈니주의 미라주딘 파탄 주지사는 지난 4일 "어제(3일)는 금요일이어서 업무를 보지 않았고 오늘 양측의 회담장소를 물색하고 있다"며 "양측이 서로 불신할 수 있기 때문에 중립적인 장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유엔이 안전을 보장하는 장소가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며 "아직 적합한 장소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탈레반은 자신들의 통제구역, 제3의 중립장소, 또는 유엔이 탈레반측 협상단의 무사귀환을 보장하는 상황에서만 협상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탈레반이 가장 선호하는 방안은 자신들의 관할구역이다. 아마디 대변인은 5일 연합뉴스와의 간접 통화에서 "우리가 관할하는 지역으로 한국 대표단이온다면 충분히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탈레반 사이에 장소 선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날짜를 확정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국정부는 직접 협상에 따른 외교적 부담감을 의식, 치밀한 탐색작업을 벌였다. 이번 직접접촉에서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경우 인질 살해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 그런 만큼 정부는 대면 접촉에 앞선 사전 교신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협상 의도는 세력과시 목적" = 아사히 신문은 5일 "한국 측은 3일 탈레반과의 전화협상에서 '우리는 역부족이다. 당신들의 (죄수석방)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대면 협상에 앞서 '협상의 한계'를 명확히 해 협상을 주도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만약 탈레반 측이 '한국이 할 수 있는 요구를 하라'는 우리 정부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수감자ㆍ인질 맞교환 요구를 고집할 경우 한국 정부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또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중인 상황에서 탈레반과의 접촉이 테러세력에 굴복한 것이라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는 점에도 고민하고 있다. 양측이 대면협상에 앞서 팽팽하게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중립지역에서 협상이 이뤄진다 해도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탈레반 측도 한국 정부의 미온적인 협상 태도에 불만을 표시하고 인질 살해 카드를 다시 꺼냈다. 아마디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의 통화에서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불만족스럽다"며 "만약 오늘도 한국정부의 노력이 불만족스러우면 인질들을 살해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국 정부측이 자신들을 접촉한 사실을 밝히면서 "한국 정부는 탈레반 죄수 석방 문제에 관한 미국의 동의를 받아내고, 대면협상을 위한 유엔측의 탈레반 안전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 정부의 노력은 16일째를 맞는 납치사건을 풀기에 충분치 않다"고 주장했다. 입력시간 : 2007/08/0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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