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테네 탄환대결' 마침내 점화

'에게해(海)의 바람보다 빠른 인간을 가리자." 아테네올림픽 각 종목 하이라이트 중 단연 백미로 꼽히는 육상 남자 100m 인간탄환 대결이 21일(이하 한국시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예선을 시작으로 불꽃 레이스를 펼친다. 단 8명의 스프린터들이 겨루는 결승은 23일 오전 5시10분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열린다. 우승 후보는 미국의 모리스 그린(30)과 최근 무서운 기록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자메이카의 신예 아사파 포웰(22)로 사실상 압축됐다. 그린은 보안 문제 때문에 미국 선수들이 모여 있는 크레타섬에서 호흡을 조절하다가 19일 선수촌에 입촌했다. 올림픽 디펜딩챔피언 그린은 아테네에 오자마자 "이런 뜨거운 날씨가 좋다. 2개의 금메달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일성을 내뱉었다. 새크라멘토 출신인 그린은 캘리포니아와 아테네의 태양이 자신의 폭발적인 근육을 달궜다고 너스레를 떤 뒤 "97년 아테네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고 이 곳 올림픽스타디움에서 9초79로 세계기록을 찍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린의 궁극적 목표는 아테네의 영예를 등에 업고 칼 루이스(미국)와 같은 반열의 육상 스타로 우뚝 서는 것. 84년 LA와 88년 서울올림픽을 연달아 제패한 루이스 외에 남자 100m에서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없다. 그러나 87명의 출전 선수 중 최근 기록 추이만 보면 포웰에게 더 높은 점수를줄 수 밖에 없다. 포웰은 전초전으로 열린 두번의 그랑프리 레이스에서 잇따라 9초91을 기록하며그린과의 맞대결을 모두 완승으로 장식했다. 그린이 지난 6월 초속 3m가 넘는 뒷바람을 받고 9초78의 비공인 세계 타이기록을 뛴 적이 있지만 기준 풍속 이하에서는 포웰의 '기록 순도'가 훨씬 낫다는 평가다. 포웰은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도노번 베일리(캐나다)가 9초84로 세계기록을세운 지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기록을 작성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세계기록을 세우면 금메달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곁들일 정도로 기세가 만만찮다. 하지만 1천 분의 1초를 다투는 육상 최단거리 레이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의외의 스프린터가 올리브관을 쓸 가능성도 충분하다. 시즌 베스트 기록(9초88)을 보유한 숀 크로퍼드(미국)는 200m가 주종목이지만스타트만 잘 끊으면 중반 이후 그린, 포웰과 스퍼트 대결을 펼칠만 하다. 작년 세계선수권 챔피언 킴 콜린스(세인츠 키츠 네비스)도 하향세에 접어들었지만 큰 대회에 강한 경험을 무시하기 힘들고 미국의 복병 저스틴 게이틀린, 아프리카세의 대표 주자 아지즈 자카리(모로코)도 결승 스타트 라인에 나란히 설 '총알 후보'로 손색이 없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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