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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제2 조두순 사건' 조직적 은폐 의혹
"비공개인데 상부허락없이 보도"… 일직교사가 범인 그냥 돌려보내
한국일보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경찰이 '제2 조두순 사건'(본보 9일 16면, 10일 16면, 11일 1ㆍ17면)을 조직적으로 은폐ㆍ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지시는 경찰청→서울경찰청→일선 경찰서(영등포서) 순으로 하달된 것으로 보여 파문이 예상된다.
이 사건에 관여한 복수의 경찰관들은 13일 "자기들(경찰청, 서울청)이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해놓고 사건 파문이 커지자 밑으로 책임을 다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사건에 대한 본보의 특종보도 직후인 9일 강희락 경찰청장은 영등포서를 방문해 "비공개인데 왜 상부의 허락 없이 언론에 나갔느냐"며 사건의 공개 경위를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경찰이 각종 허위내용으로 사건 공개를 막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점도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본보가 취재에 나선 건 사건 다음날인 8일 오전, 병원과 학교 등을 대상으로 관련사실을 확인해 이날 밤 늦게 해당 경찰서에 최종확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1시간 뒤 상부인 서울경찰청의 홍보관계자가 본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자 부모가 절대 언론에 나가면 안 된다고 부탁했으니 기사를 빼달라"고 말했다. 9일 본보 보도가 나가자 이번엔 다른 경찰 관계자가 "아이 아버지가 흥분해서 소송을 하겠다고 한다. 인터넷에서만이라도 기사를 빼달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하지만 12, 13일 본보 기자와 만난 피해자 A(8)양의 아버지(41)는 "범인검거를 알리러 온 경찰이 '이제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 이게(사건이) 커져버리면 애 미래에 안 좋다. 이제 우리가 처리할 테니 언론에 말하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보도 관련 소송 건에 대해서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언론에 알려지면 피해아동이 2차 피해를 입을까 우려해 보도를 자제하면 어떤가 하는 의견을 전달했을 뿐 은폐ㆍ축소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사건을 미연에 막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양이 납치되기 이전 일직교사가 학교에 서성거리던 피의자 김씨를 수상히 여겨 만났으나 석연찮은 언행에도 불구하고 김씨의 교내 출입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것이다.
A양의 아버지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7일 오전 학교 뒤편에서 페인트칠을 하던 일용직 아줌마들이 학교에 왔다갔다하던 김씨를 보고 일직교사에게 알렸고, 일직교사가 김씨를 불러 "무슨 일로 왔냐"고 물었더니 김씨가 "5학년 아들을 찾으러 왔다"고 했다는 것이다. A양의 아버지는 "당일 학교는 재량휴일이라 5학년 수업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교사가 김씨를 학교 밖으로 보내거나 하지 않고 그냥 돌려보낸 뒤 자기 업무를 한 것으로 안다"며 "아내가 이 같은 얘기를 경찰의 목격자 진술조사 과정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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