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차량 홀ㆍ짝 운행을 계기로 오는 15일부터 경제정책조정회의 등 장관주재 회의를 오전9시로 늦추기로 했다. 또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간부회의에서 “휴가는 나부터 가겠다. 국ㆍ실장은 휴가를 반드시 가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업무의 효율성과 집중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일명 ‘얼리버드(Early-Bird)’ 체제가 해제 모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8일 “강 장관이 회의 일정을 오전9시 이후로 잡고, 또 다들 눈치만 보고 있는 여름휴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면서 업무의 전반적인 일정이 다소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유임이 결정된 강 장관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15일부터 홀ㆍ짝제가 진행돼 이틀에 한 번꼴로 버스나 지하철을 타야 하는 점을 감안해 장관주재의 회의시간을 오전9시 이후로 늦출 필요가 있다”면서 이 같이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또 “중요한 일은 늦게까지 할 수 있지만 모든 일에는 그늘이 있다”면서 “오늘부터 일이 없는 직원은 오후6시에 퇴근하라”고 지시했다.
그간 관료사회 일각에서는 오전7시 전후에 시작되는 업무가 밤 늦게까지 진행되는 것에 대해 적잖은 불만을 토로해왔다. 심지어 주말도 잊은 채 업무가 진행되면서 정권 출범 후부터 쌓인 누적 피로를 호소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또 여타 업무 추진에서도 여유를 갖고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강 장관은 특히 눈치만 보고 있는 여름휴가에 대해 “나부터 휴가 일정을 짜서 갈 것인 만큼 예산실장을 필두로 반드시 휴가를 가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 못 가면 그것도 무능한 것”이라면서 직원들이 여름휴가 챙기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독려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