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리빌딩 파이낸스 2013 기로에 선 금융기업] 해외진출 성공 하려면

국내기업·교포 대상 영업 벗어나 현지은행 인수, 직접 공략 필요


국내 은행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너나 할 것 없이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수준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해외진출은 긍정적 성과보다 전략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높이려던 취지와는 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의의를 두고 플래그십스토어(flagship store) 형태로 진출하는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 구축한 네트워크(지점ㆍ법인ㆍ사무소)는 지난해 6월 현재 134개에 이른다. 10년 전인 지난 2002년의 31개와 비교할 때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은행 해외영업점의 당기순이익은 총 3억7,000만달러였다. 은행들의 총 당기순이익의 7.3%에 불과하다.


지난해 일본 미쓰비시은행의 해외 수익비중 28.7%의 4분의1 수준에 그친다. 미즈호은행의 해외 수익비중도 최근 6년간 평균 21.9%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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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국내 은행의 해외 수익비중은 2011년 상반기의 4.6%에서 급증한 수준이다.

국내 은행권이 1960년대 말부터 해외진출을 추진해왔고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전략을 강조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초라한 성적표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면 진출지역과 사업 부문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상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장은 "은행별로 비슷한 전략에서 벗어나 각 은행의 특성과 핵심 역량을 적극 활용한 진출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과 교포를 대상으로 한 단순영업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국내 은행들이 아직도 지점이나 현지법인 설립 같은 전통적 방식의 해외진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장지배력이 높은 현지 은행을 인수해 직접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현지 은행을 직접 인수하는 방안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중간지주회사와 같은 조직구조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순환보직 인사나 단기적 시각의 해외영업, 본사 중심의 의사결정 등 기존 관행을 떨쳐야 해외진출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선진 금융회사인 HSBC가 HSBC홀딩스 아래 HSBC라틴아메리카홀딩스를 중간지주회사로 두고 그 밑에 HSBC멕시코ㆍHSBC브라질ㆍHSBC칠레 등을 두는 형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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