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4월 13일] 글로벌기업에 부는 한국바람

경희궁 앞마당에 커다란 조형물이 우뚝 솟아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는 25일부터 150여일간 세계적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기획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프라다 트랜스포머' 프로젝트 때문이다. 트랜스포머 프로젝트란 영화 '트랜스포머'의 변신로봇이 자동차로 변형되듯 건물 자체가 육면체ㆍ십자형ㆍ직사각형, 그리고 원형으로 바뀌고 건물이 변할 때마다 스커트 전시회, 영화제, 미술전으로 새로운 문화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는 최첨단 문화 공연 프로젝트라고 한다. 건물을 움직인다니 가히 발상 자체가 흥미롭다. 고난과 시련의 역사를 안고 잊혀진 궁으로 인식되며 인적이 뜸했던 경희궁 앞마당에 움직이는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경희궁이 새롭게 조명 받기 시작했다. 행사가 열리는 5개월여 동안 영국의 '더 타임스'지나 중국의 '트래블러즈 TV', 일본의 '마이니치신문' 등 세계 각국의 유수 매체 460여개가 취재를 위해 한국을 찾는다니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기간 글로벌 기업이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에서 행사를 하는 곳은 프라다뿐만이 아니다. 영국의 발렌타인 그룹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23일부터 나흘간 한국에서 골프대회를 개최한다. 상금규모만 210만유로(한화 40여억원)으로 아시아 최고 상금 규모, 한국 최대 규모의 유러피안 투어다. 또한 취재를 위해 170개 해외 매체가 방한한다. ESPN 스타 스포츠의 생중계뿐 아니라 아시아(스타 스포츠), 일본ㆍ북중미(골프 채널), 홍콩(PCCW), 중국(CCTV5, 광동 새털라이트), 싱가포르(스타허브 케이블비전), 태국(UBC) 등을 통해 청정 제주의 푸른 잔디와 파란 하늘이 고스란히 전세계에 소개된다. 막대한 자체 예산을 들여 한국으로 전세계 외신들을 초청하는 이들 기업의 행사가 기업만의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한국방문의해위원회에서는 한국을 찾는 외신기자들에게 다양한 한국을 보여줄 수 있는 국내관광 취재지원을 해주고 있다. 또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상품개발과 홍보지원을 통한 한국 홍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들의 펜 끝에서 '한국 디스카운트'가 사라질 수도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마따나 조금만 눈을 돌려 찾아보면 숟가락 하나 얹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잘 차려진 밥상들이 부지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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