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헌재 부총리 거취 막판고심

靑 신임의사 불구 여권 일부서 사퇴론 대두<br>재경부 노조도 "자연인으로 돌아가라" 압박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6일 지인들과 예정됐던 골프 약속에 나가지 않았다. 청와대가 신임 의사를 거듭 밝혔지만 갖가지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나오면서 부담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본인은 물러나고 싶다는 뜻을 계속 표시하고 있지만 측근들이 나서서 말리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부총리를 옹호할 것으로 믿었던 여당까지 옥죄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에 출마한 문희상 의원은 지난 5일 제주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나오는 것을 봐서는 상황이 좀 달라지는 것 같다. 대통령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영달 의원은 6일 한발 더 나아갔다. 장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전문성과 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도덕성에 기반하지 않으면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이 부총리는 국가와 민족 앞에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게 좋은지 심각한 고민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의 도덕적 논란이 당의 실용노선에 눌려 있는 개혁파들에 힘을 실어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바뀐 셈이다. 친정 식구들도 버팀목이 돼주질 못하고 있다. 정정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재경부 지부장은 노조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본인의 뜻을 강력하게 피력해야 한다”며 완곡하게 사퇴를 요구했다. 상황이 급변하면서 재경부의 목소리도 바뀌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책임과 물러나는 문제는 분리해야 한다”며 “마녀사냥에 의해 쫓기듯 물러나는 게 아니라 시간을 갖고 명예롭게 퇴진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번주 말 미주개발은행(IDB) 가입 서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기로 예정돼 있다. 현지에서 대규모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한 한국경제설명회(IR)에도 참석한다. 부총리는 이번 출장 일정에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는 이번주가 부총리 거취를 가늠할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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