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형·단조등 '뿌리산업' 살아난다

전방산업 자동차 호황 힘입어 수요 급증<br>中인건비 상승으로 가격경쟁력도 높아져



자동차 허브베어링 등을 생산하는 단조업체 한호산업은 요즘 생산능력의 150%에 달하는 주문량을 소화해내느라 주말은 물론 여름휴가까지 반납한 채 공장을 돌리고 있다. 전방산업인 자동차 업계의 호황으로 수요가 급증한데다 중국산 제품 가격 상승으로 수출물량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위안화 강세 등으로 지금은 중국산이 더 싸다고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저가공세로 중국에 빼앗겼던 수요처도 한국으로 유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시장상황을 고려해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값싼 중국산의 공세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시달리던 국내 뿌리산업이 갈고 닦은 품질력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힘찬 기지개를 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단조업계가 수요처의 70%를 차지하는 자동차 업계 호황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을 비롯해 금형ㆍ용접 등 제조업의 기초가 되는 생산기반 산업들이 중국의 가격경쟁력 약화와 엔화 강세, 글로벌 수요회복 등에 힘입어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경기회복세가 점차 산업 밑바닥에까지 온기를 미치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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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형업체인 나라앰엔디는 그동안 쌓아올린 품질력에 더해 위안화 상승효과까지 부각되면서 올 들어 내수와 해외 주문이 동시에 증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자체 공장 외에 협력사 개발에도 여념이 없다. 국산 금형은 올 들어 중국 물량만 전년 대비 26% 늘어나면서 상반기에 사상 최대 규모인 7억9,5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주조ㆍ금형ㆍ용접ㆍ소성가공ㆍ표면처리ㆍ열처리 등 모든 생산공정의 기초가 되는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경쟁력의 토대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2~4차 영세 협력업체가 대부분인데다 품질에서는 일본산에, 가격경쟁력에서는 중국산에 밀려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 대ㆍ중소기업 상생 분위기가 확산되고 뿌리산업 육성방침까지 맞물리면서 그동안 위축됐던 국내 뿌리산업은 모처럼의 호기를 맞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뿌리산업이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나 제2의 도약을 이뤄낸다면 한국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한 단계 레벨업될 것"이라며 "대내적으로는 납품단가 현실화, 대외적으로는 해외 마케팅 강화를 통한 시장확대를 위해 업계와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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