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T맵은 이 길로 가라는데 김기사는 저 길 추천 왜?

내비게이션에 담긴 과학 알아보니…

날짜·요일·시간·날씨 외 주변행사·신호등 여부 등 수많은 요소 고려해 결정

GPS+최단경로 알고리즘 업체마다 다르기 때문


내비게이션에 담긴 과학, GPS·경로단축 알고리즘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 통해 차량 위치·교통상황 파악


같은 앱이라도 빠른 길에 다른 경로 알려주는 이유, 경로단축 알고리즘 때문.

7년째 개인택시를 모는 박종훈 씨(55·가명)는 2~3개월 전부터 T맵과 김기사 등 다수의 내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앱)을 동시에 켜놓고 운전한다. 한 개의 앱만 켜놓고 운전했다가 한참을 우회해서 가는 바람에 손님과 요금 시비가 붙은 뒤 생긴 습관이다. 박 씨는 “기본적인 내비게이션 기술은 같을 텐데 왜 회사마다 다른 경로를 추천해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내비게이션 앱은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한 위치 정보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를 통해 해당 차량의 위치와 속도 등 소통 정보가 수집된다. 이를 한국도로공사·교통방송에서 제공하는 도로 정보 및 상황에 반영해 전국의 교통정체지수를 산정한다.

SK플래닛이 서울 청계천로 청계6가에서 7가 구간의 차량 주행 속도를 조사해보니 평균 92km/h(100km/h 기준)이었다. 반면 이태원로 이태원호텔-이태원역 구간은 42.2km/h로 집계됐다. 이 경우 청계천 구간은 차량이 80여km/h 이하로 운행할 때, 이태원은 30여km/h 정상에서 벗어난 경우 평소보다 많은 차량이 해당 지역을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빠른 길 안내는 이같은 GPS 기술에 ‘최단거리 알고리즘’이 더해지면서 완성된다. 최단거리 알고리즘은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에서 수많은 요소들을 고려해 나름의 경로를 가장 빠른 길이라고 결론 내리는 것을 뜻한다. 같은 곳에서 출발해 같은 곳을 도착하는 경로를 검색해도 업체별로 다른 경로를 알려주는 것도 바로 이 알고리즘의 디테일 차이에서 비롯된다.

기본적 고려 요소로 날짜와 요일, 시간, 날씨 등이 있다. 특히 최근 내비게이션 앱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김기사는 ‘크라우드 소싱 방식’을 바탕으로 전국 곳곳에서 치러지는 운동 경기를 비롯해 콘서트, 축제 등 주변 지역 행사 관련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김기사 측은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그 근처를 지나가는 운전자들이 야구 경기 상황에 따른 실시간 교통 상황을 입력해준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실제 도로 상황을 즉각 반영해 경로 분석에서 이 구간을 피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 추석 등 명절의 경우 연휴 기간과 명절 당일의 요일이 중요 요소로 고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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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기간이 ‘금토일’인 경우와 ‘화수목’처럼 주중인 경우 등 상황별로 대부분의 귀경 차량이 언제 출발할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명절 당일의 요일이 언제냐에 따라 상경하는 차량도 달라진다. SK플래닛의 T맵 측은 “역대 명절 중에 연휴 기간이 올해처럼 토요일부터 시작된 해를 찾아 당시의 교통 상황을 추가로 고려해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경로 구간의 신호등이나 골목길 일방통행, 한강 다리로의 연결 등이 고려된다. 이에 대한 데이터들을 종합해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 반영할지 나름의 알고리즘을 설정하는 데서 내비게이션의 경쟁력이 나온다.

현재 내비게이션 앱 시장은 SK플래닛의 T맵과 카카오의 김기사로 양분된다. 업계에 따르면 T맵의 경우 월 1회 이상 T맵을 이용하는 고객 수는 월 800만 명, 김기사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250만명이다. 두 업체 간 제공하는 서비스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T맵은 차로 수나 도로 포장상태 등까지 고려해 최적의 운전 경로까지 소개해주는 데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의 ‘김기사’는 사용자가 보기 편한 UI를 바탕으로 최단 경로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데이터 압축 기술을 통해 데이터 소모량까지 최소화하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사진·표거리)

◇경로단축 알고리즘의 고려 요소

기본
+
추가 변수
날짜
요일
시간
날씨
행사 개최·골목길 일방통행·신호등 여부· 한강 다리로 연결
명절의 경우 연휴 기간 ·명절날 당일 요일


◇교통정보 제공 흐름도

버스 택시 운전자/일반 운전자<-위치정보 교통정보 파악- 데이터 중앙 센터<-경로정보 요청- 운전자

-경로 정보 제공>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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