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하늘 높은 데서 태어난 아이

승객 중 미국인 의사, 조산사 도움으로

17일 오전 3시께 미국 LA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KE012편 기내에서 임신 7개월의 한국계 미국인인 전모(45)씨가 남자아이를 낳았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KE012편이 미국 LA공항을 이륙한 지 약 8시간30분이 지난 17일 오전 2시께 전씨가 복통을 호소하며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KE012편은 일본 근해 상공 3만 피트(약 9㎞) 고도로 비행 중이었다. 기내 승무원은 임신 7개월인 전씨에게 산통이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게 했으나 전씨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마침 전씨 앞 좌석에 탄 미국인 조산사 비키 펜월(52·여)씨가 전씨의 상태를 보고 출산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승무원들은 전씨를 일등석으로 옮기고 일등석 기내에서 사용되는 기내 가운과 담요를 잘라 아기 요람을 즉석으로 만들었다. 기내 승객 중에는 서울 아산병원 심장내과 전문의인 박덕우 박사(37)가 탑승해 도움의 손길을 제공했다. 본격적인 진통이 시작되고 1시간 만에 일본과 인접한 태평양 상공에서 전씨는 건강한 남자 아이를 출산했다. 기장의 안내 방송이 나가자 3만 피트 상공의 기내에선 승객들이 박수를 치며 벅찬 감동을 함께 나눴다. 비행기는 정상 스케줄대로 6시44분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고 사전에 준비된 앰뷸런스를 통해 산모와 아기는 인하대 병원으로 후송돼 회복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 기내에서 아기가 태어난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전씨에게 아이의 건강을 기원하는 꽃다발과 함께 지창훈 사장 명의의 금일봉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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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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