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쉬가 중원에서 머뭇거리다가 상대에게 선수를 빼앗기고 말았다. 다카오 신지가 선수를 빼어 백4로 상변에 선착한 순간 이 바둑의 승부는 판가름나고 말았다. 백8로 살그머니 물러선 이 수순은 최선. 집으로 좀더 이득을 보겠다고 참고도1의 백1로 두기 쉽지만 그것은 흑이 2로 보강하고 났을 때 백의 형태에 약간의 결함이 생긴다. 우선 백이 3에서 5로 건너가는 수단이 성립되지 않는다. 흑8로 끊는 수에 반발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참고도1의 백1로 6의 자리에 두는 것은 흑이 A에 두는 수순이 너무도 유력하게 된다. 실전은 2백10수까지 진행되었지만 1백40수의 시점에서 승부가 확정되었으므로 그 이후의 수순은 생략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흑93에서 승부가 판가름났다고 볼 수 있다. 참고도2의 흑1로 젖히고 3으로 끊는 강수를 장쉬가 발견하지 못한 것이 통한의 패배로 이어지고 말았다. 흑1로 이단젖힘을 하지 않고 그냥 5의 자리에 뻗은 순간(그 수가 93이었음) 승리의 여신은 장쉬에게서 떠나갔던 것이다. “다카오의 2연승이라니. 굉장하군요. 7번기라고는 하지만 승부의 저울추가 거의 기울어진 느낌입니다.”(야마시타 게이고) 140 수 이하줄임 백불계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