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재보선 지원 요구에 대한 논란을 종결하고, ‘선당후사’(先黨後私) 정신에 공감하며 당의 승리를 위해 우리(동교동계)는 적극 협력하고 선거운동을 당과 함께 한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동교동계는 김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이 같은 입장을 모아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을 통해 박 의원에게 전달했다. 이후 박 의원은 문 대표도 따로 만나 동교동계의 지원 입장을 전했다. 박 의원을 만난 문 대표는 “대단히 감사하다. 우리가 모두 단합해서 선거 승리의 길로 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가 지원 전제 조건으로 요구했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있었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무슨 조치를 하고 안하고는 문 대표가 할 일이지 우리가 요구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같은 동교동계의 선거 지원 결정에 따라 선거 전략에 어려움을 겪던 새정치연합은 한 숨을 돌리게 됐다. 박 의원은 “(재보선 지역) 4곳 각 후보가 다 저에게 (지원을) 요구하더라”며 구체적 지원 방식에 대해서는 “당과 협의해서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을에서 정태호 후보와 갈등을 빚고 있는 김희철 전 의원에 대해서도 “저하고는 가까운 상대라 연락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동교동계 내부의 문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대한 섭섭함이 여전히 남은 모습도 보였다. 권 고문은 이날 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께서 살아생전에 ‘무엇보다 하나가 돼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당 지도부가 그런 동참을 이끌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하고 그런 것에 대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동교동계는 지난달 31일 재보선 지원유세에 대해 거수 투표를 진행, ‘지원 반대’ 입장을 정했다. 이후 문 대표는 5일 박 전 원내대표를 서울 모처에서 만나 동교동계 설득에 나서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동교동계의 방침 변화에도 불구, 서울 관악을 경선에서 정태호 후보에게 0.6%P차로 패한 김 전 의원은 문 대표의 만남 요청을 거절하는 등 여전히 지원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 대표와 김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안철수 의원의 정책 엑스포 강연에 참석해 우연히 만났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 전 의원에게 만남을 요청했으나 김 전 의원은 “다른 일정이 있다. 시간 나는대로 연락드리겠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문 대표를 만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이 정리가 안 돼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