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삼구 회장, KPGA회장 연임 포기

차기회장직 2명 입후보따라 추대 무산으로


한국남자프로골프의 비약적인 발전을 주도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0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장 연임 포기 의사를 전격 발표, 골프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평소 골프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여왔던 박 회장은 20일 협회 보도자료를 통해 “바쁜 그룹 업무 때문에 협회를 더 이상 이끌기 어렵다고 판단해 임기가 끝나는 12월 말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박 회장이 그룹의 성장과 함께 업무가 폭주해 그간 연임 요청을 고사하다가 최근 ‘프로골프 발전을 위해 좀 더 협회를 맡아달라’는 이사진의 요청을 받고 적당한 후임자가 나타날 때까지 회장직 유지를 검토했으나 그룹 경영업무에 매진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회장이 마음을 굳힌 결정적 원인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차기 회장에 대한 경선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초 협회 이사진은 박 회장 단독 추대의 형태로 총회에 상정, 연임을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회장 입후보 등록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7일 김덕주, 임진한 등 2명의 프로골퍼가 입후보함으로써 경선을 형태가 갖춰지게 됐다. 두 후보는 인사말부터 4개의 공약에 이르기까지 거의 같은 내용을 내걸고 기호 2, 3번을 배정 받았다. 하지만 임진한 프로는 20일 “시니어 선배들의 의견에 따라 김덕주 프로와 함께 후보 등록을 하게 됐다”며 “박 회장과 진짜 경선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이사진을 통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회원들의 의사를 밝힌 뒤 사퇴해 회원 전원의 의견을 모아 단독 추대의 모양새를 만들어 드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임 후보가 밝힌 박 회장에 대한 회원들의 요구는 협회 회관 건설, 이사진 등 집행부와 사무국 쇄신 등이다. 이 같은 내용을 간접 전달 받은 박 회장은 ‘협회 회관 건립은 수 차례 약속했던 부분이며 조건부 추대 역시 보기 좋지 않다’며 연임 포기 의사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9월 박삼구 회장 취임이후 상금과 대회 숫자가 100% 이상 늘고 경상수지 흑자도 450% 가량 증가하는 등 상승가도를 걷던 KPGA가 한 차례 큰 고비를 겪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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