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까지 가세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에 데이터요금제 시대가 활짝 열렸다. 데이터요금제는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무료화하는 대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내는 것이다. 이전에도 이통사들이 데이터요금제를 출시했으나 대부분 가입조건이 까다로워 일부에만 혜택이 돌아갔다.
하지만 19일 SK텔레콤이 내놓은 요금제를 비롯한 최근의 데이터요금제는 파격적인 부분이 많다. 특히 SK텔레콤은 2만원대의 저렴한 요금제부터 문자메시지는 물론 유무선 음성통화까지 무제한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고가요금제 사용자에게만 몰렸던 혜택을 저가요금제 가입자에게까지 확대한 것이다.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등 모바일인터넷전화를 전면 개방하는가 하면 부족한 데이터를 무료로 보충하고 가족·지인과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주고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모두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요금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 자영업자 등 약 300만명이 혜택을 보고 최대 7,000억원의 통신비가 절감될 것이라는 추산까지 나온다.
데이터요금제 강화는 데이터 이용량이 급증하는 시대에 맞는 바람직한 변화라 할 수 있다. 이통사들로서도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요금·서비스 경쟁을 통해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이통시장은 '호갱'이라는 말이 일반화될 정도로 소비자가 소외돼온 게 사실이다. 통신비 인하라는 명분으로 추진된 정책이나 서비스가 생색내기에 그치기 일쑤였다. 본격적인 데이터요금제 시대 개막이 소비자의 편의와 혜택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통신소비 패턴에 적합한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