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월가, 한국주가 외면한다

월가, 한국주가 외면한다 [월가 리포트] 한국 4대재벌 블신 팽배해져 요즘 월가 투자자들에게 한국물을 판매하는 브로커들은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다. 그나마 겨우 면담이 성사되더라도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나 SK텔레콤에 대한 투자를 권할 경우 1분도 안돼 투자자가 자리를 뜨곤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4대재벌에 대한 극도의 불신이 최근 월가에 팽배해있다. 현대그룹의 경우 현대건설뿐 아니라 현대전자의 장래에 대해서도 불투명하게 보는 견해가 많은 편이고, LG그룹의 경우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고 말하는 펀드매니저들이 많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현대건설이 1차부도를 내고, LG그룹의 자금난에 대한 소문이 나돌기 훨씬 전부터 나타났다. 한두달 전부터는 삼성전자, SK텔레콤에 대한 시각조차 악화되고 있다고 코리아 데스크들은 전하고 있다. 이들이 문제삼는 점은 기업의 실적이 아니다. 이보다는 주주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전근대적인 경영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월가의 한 펀드매니저는 세계 반도체 경기전망이 좋지않다고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소한 현재보다 배 이상 올라있어야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뉴욕증시에 상장되어 있다면 주가는 그보다도 더 오를 수 있을 정도로 기업내용이 좋은 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들어 삼성전자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기업경영이 엉망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투명한 경영행태만 보장된다면 더 이상 좋은 투자대상이 없다고 장담할 정도다. SK텔레콤의 경우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를 받아들이는 등의 노력 등을 평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에 힘입어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최근 다시 계열사 지원 등의 종전과 같은 행태를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LG그룹의 경우에는 재무제표조차 믿을 수 없는 회사라는 인식이 적지않다고 한다. 이 때문에 투자고려대상에서 빠진지 한참 되었다는 것이다. 월가 투자자들이라고 앞을 내다보는 특별한 재주를 가졌을리 만무하다. 월가에서도 반도체 경기전망을 놓고 서로 견해가 엇갈리는가 하면, 한 회사의 성장성에 대해 내로라는 애널리스트들이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기도 한다. 자신들이 예측할 수 있는 변수의 범위 내에서 판단을 제대로 했는지에 따른 결과를 먹고사는게 주식투자자의 생리이고, 월가 투자자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증시, 특히 4대재벌의 경우 예측가능한 범주를 벗어나는 의외의 돌발행동이 빈번하게 튀어나오기 때문에 월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소액주주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주주 또는 대주주 관계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수익이 전용되는 등 예상외의 일들이 발생하곤 해 월가 투자자들이 한국증시를 외면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의 미래는 벤처, 인터넷 등에 달려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단기적인 한국경제의 장래는 4대재벌에 달려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한국을 대표하는 4대 재벌이 외국인투자자를 한국에서 ?아내고 있는 현실이 하루빨리 시정되지 않으면 제2의 국제통화기금(IMF)사태가 남의 일만이 아니게 될 상황이다. 그런데도 최근 재벌논리에 밀려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게 월가의 시각이다. IMF사태의 근인(根因)이 재벌의 방만한 경영방식이었다면, 4대재벌의 여전한 친족경영 스타일과 이를 방조하는 정부의 박약한 의지가 제2의 IMF사태를 불러올까 우려된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11/29 17:5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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