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29일(이하 현지시간) NSA의 개인정보수집 프로그램 '프리즘'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비밀문건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2010년 작성돼 '일급비밀'로 분류된 이 문건은 NSA가 워싱턴DC와 뉴욕에 각각 위치한 EU 사무실 건물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전산망에 침투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유엔주재 EU대표부 건물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도청 및 사이버공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슈피겔은 이 문건에서 EU 사무실들을 '위치표적(location target)'으로 명확히 지칭했다고 전했다.
이 문건은 NSA가 브뤼셀 EU 본부에 대한 도청도 시도했음을 암시했다. 슈피겔은 5년여 전에 EU 이사회 본부건물인 주스투스 립시우스 빌딩의 원격관리 시스템에 침투하기 위한 전화통화 시도가 있었으며 이 공격이 NSA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직접 에콰도르에 전화해 스노든의 망명을 불허해줄 것을 요구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날 주례 TV연설에서 "바이든 부통령과 정중한 대화를 나눴다"며 "스노든이 에콰도르에 들어올 때까지는 망명수락 여부를 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노든이 입국하면 현재 영국 에콰도르 대사관에 망명 중인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의견을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결정은 우리가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버나뎃 미한 백악관 대변인은 28일 두 사람의 전화통화 사실을 인정하며 "스노든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은 사실이나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스노든의 폭로사실을 처음 보도한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는 10억건에 달하는 통화명세를 저장, 이용할 수 있는 NSA의 최신 시스템과 관련해 스노든에게 받은 정보를 토대로 추가 보도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방송 RT가 29일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