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노동시장의 봄을 기대하며

요즈음 차를 타고 서울과 대전을 오가노라면 온산천에 봄이 왔음을 뚜렷이 느낄 수 있다. 겨우내 얼어 붙었던 대지를 뚫고 새싹이 돋아나오는 걸 보면 새삼스레 신기해 보이지만 예외없는 자연 현상이다. 때가 되면 봄이 찾아오는 것처럼 통계에도 자연의 변화를 좇아 유사하게 반복되는 것이 있다. 최근에 발표된 고용동향 통계를 보면 전체 취업자 수는 줄어들고, 젊은층 취업자 수는 감소, 노년층 취업자 수는 증가하는 것이 매년 이때쯤 볼 수있는 통계이다. 다른점은 올해 2월의 고용통계에는 우울한 추세가 하나 더 부각되었다는 점이다. '일하는 20대 21년 만에 최저', '86년 이후 첫 400만명 미달' 이라는 기사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예상 밖의 일이 아니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기가 상저하고(上低下高) 현상을 보일 것이기 때문에 상반기 중 고용사정이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할 수 없고, 장래 인구구조도 젊은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왕성하게 일할 젊은이들이 줄어든다는 것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나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통계청 장래인구 추계 결과에 의하면 25~49세 생산 가능인구는 올해를 정점으로 전체 생산가능 인구는 2016년을 정점으로 줄어든다.)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그젊은이들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일하는 시기를 점점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만 나오면 버젓한 회사에 취직할 수 있다고 자갈 논 팔아 자식 대학 공부시킨 세대가 가까이있는데 요즘에는 대학원으로 진학해야 한다거나 보다 나은 직장을 찾겠다고 아예 대학 졸업을 미루는 자식들로 인해 부모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실정이다. 보다 나은 직장을 위해 젊음을 희생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나무랄 일이 아니나, 많은 젊은이들이 취직과 동시에 잊어버리는 취직공부에 시간을 무한정쓰고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낭비라고 본다. 사회초년병으로서 좌절과 준비의 기간을 오래하기 보다는 실제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직장 경험을 쌓는다면 유경험자 채용이 대세가 된 오늘날 보다 나은 직장으로의 이동이 쉬워지고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쓸모있는교육, 경기활성화, 유연한 노동시장 등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많은것은 물론이다. 계절의 봄과 함께 취업시장에도 봄이 오는 시절을 맞이하고 싶다. /김대유 통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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