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신년 산행 인터뷰

"상선유수 순리 따라 지배구조 마무리"

1월부터 금호산업 매각 작업

대우건설 실패 반면교사 삼아

무리하지 않고 정상화 이끌것

박삼구(오른쪽 네번째)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김수천(〃 다섯번째)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4일 신년맞이 북한산 산행에서 정상에 올라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그룹 정상화를 이끈 임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새해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릴레이 산행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특별하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2009년 말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한 후유증으로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금호타이어가 각각 워크아웃과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가는 위기를 겪었다.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통해 지난해 전 계열사가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면서 5년 만에 그룹 재건의 초석을 다진 박 회장에게 남은 숙제는 채권단으로 넘어간 경영권을 되찾아와 지배구조를 안정시키는 일이다.

이달 중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에 대한 매각작업이 공식 시작될 예정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금호리조트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특히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보유하고 있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된다.


박 회장은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북한산 산행 인터뷰에서 "'상선유수(上善流水)'의 자세로 지배구조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며 "순리에 따라 차근차근 준비를 마무리 짓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우건설인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재무적으로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필요 자금을 동원, 그룹 정상화를 이끌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이 언급한 '상선유수'는 '최고의 덕은 흐르는 물과 같다'는 뜻으로 원어는 '상선약수(上善若水)'다. 박 회장은 물 흐르듯 순리대로 그룹 정상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직접 한자(漢字) 한 글자 한 글자를 설명하며 상선유수의 뜻을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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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위해서는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최근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 6% 이상을 사들이면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상황이다. 박 회장은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함께 금호산업 지분 10.4%를 보유 중이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40% 정도를 추가로 인수해야 하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보유 중인 금호산업 지분 57.5%를 통째로 매각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박 회장은 이날 새벽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을 비롯한 35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북한산 산행을 하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지난해 12월27일 그룹 전략경영실 임직원들과 관악산을 찾은 데 이어 3일에는 금호고속·금호터미널 직원들과 남한산성에 올랐고 이날은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과 북한산을 등정하는 등 릴레이 산행을 이어갔다. 박 회장은 일부 직원들과 '셀카'를 찍는 등 스킨십을 다지는 모습도 보였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 5년 동안 고생했던 직원들을 격려하고 남아 있는 과제를 빠른 시일 내 마무리 짓기 위해 결의를 모으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날 산행에서는 올해 칠순을 맞이했다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지칠 줄 모르는 박 회장의 체력이 직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는 북한산 도선사 입구에서 백운대 정상까지 직원들을 선두에서 이끌며 열정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박 회장은 "보통 젊은 사람들이 근력 운동을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며 "최근 헬스장에 다니며 근력 운동을 해 체력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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