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피해를 입은 금융기관에 대해 긴급 구제 조치에 나섰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일 뒤셀도르프 소재 모기지전문 대출기관인 IKB가 유럽에서 처음으로 최대 서브프라임 모기지 피해자로 드러나 독일 정부가 자국 민간은행들과 함께 긴급 구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페어 슈타인브뤽 재무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조첸 사니오 금융감독원장등과 긴급 회의를 갖고 국영 산업은행인 KfW의 주도로 도이체방크, 코메르츠방크 및 란데스방켄과 스파르카센 등이 참여하는 35억 유로 규모의 긴급 구제 기금을 마련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 기금의 70%는 KfW가 부담하며 나머지는 다른 은행들이 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그러나 유사시 KfW가 IKB의 시가 총액의 5배가 넘는 80억유로 이상의 자금을 투입키로 방침을 정했다면서 이번 사태를 관계자들이 ‘지난 1931년 이후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동은 계속 전세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1일 영국의 버진 미디어는 런던증권시장에서 230억유로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미루기도 결정했다. 호주의 맥쿼리은행 계열의 포트리스 펀드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했다가 최근 자산의 25%를 잃어 부실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하버드 대학이 기금운용차원에서 투자한 헤지펀드도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31일 사모펀드인 시타델이 헤지펀드인 소우드 캐피탈 매니지먼트로부터 일부 회사채와 대출채권을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하버드 대학의 기부금을 포함해 30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소우드 캐피탈이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마진콜(추가 증거금요구)을 당해 투자자산의 일부를 매각해야 했기 때문이다. 소우드는 올들어 자산의 약 10% 정도인 3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