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악화를 맞고 있는 골프장업계에 짝짓기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골프장끼리 상호 협약을 체결, 양측 회원들이 상대 골프장을 이용할 경우 회원대우 등 예약과 이용 편의를 제공하는 제휴 마케팅 전략이다.
회원 교류는 2000년대 중반 수도권과 제주 지역 골프장의 결연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제주-내륙은 물론 권역 내 또는 해외 골프장과의 제휴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제주ㆍ김해ㆍ성주ㆍ부여에 4개 계열 골프장(90홀)을 보유한 롯데스카이힐CCSMS 현재까지 국내 8곳, 중국 9곳과 회원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이 골프장 회원들은 타니ㆍ부산ㆍ아시아드ㆍ울산 등 경남권 골프장을 비롯해 중국 산둥성 스톤베이, 베이징 백작원, 안후이성 황산 등에서 이용료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강원도 평창의 휘닉스파크와 경기도 여주의 블루헤런도 업무 제휴를 맺었다. 휘닉스파크 회원은 블루헤런을 회원가로 이용할 수 있고 블루헤런 회원은 휘닉스파크의 골프장은 물론 스키장과 객실, 워터파크 등에서 회원 혜택을 받는다.
부산의 아시아드도 롯데스카이힐과의 제휴로 회원들이 다양한 지역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으며 최근 제주 아덴힐과도 협약을 맺었다. 경기 광주의 뉴서울은 제주 부영과 중문, 강원 골든비치와 교류하고 있다. 제주 라온은 기존의 용원(경남 창원), 88(경기 용인), 부산에 이어 중국 저장성 구룡산 장군 골프장과도 계약했다. 상호 정회원이 연간 12회까지 우대가격과 VIP 서비스를 받는 조건이다.
겨울이 긴 강원 평창의 알펜시아는 오션팰리스 등 일본 규슈 지역 골프장과 제휴를 맺고 회원 서비스를 확대했다. 경기 하남의 캐슬렉스도 일본 규슈의 퍼시픽블루골프&리조트와 손을 잡았다.
이같이 골프장끼리 업무 제휴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영업을 활성화하고 '서비스 영토'를 확장해 회원권의 가치를 높이려는 것이다. 신규 골프장의 증가로 개별 골프장 이용객이 감소하고 회원권 시세의 하락으로 입회금 만기 반환 요구가 늘어나는 환경에 대처하는 자구책이다. 제주의 경우 향후 중국인의 관광이나 회원권 구매도 기대하고 있다.
이승훈 롯데스카이힐CC 대표이사는 "국내외 유명 골프장들과의 회원교류 협약을 통해 골프장의 영업이익을 높이고 회원들은 회원권 하나로 여러 골프장들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회원권업계 한 관계자는 "골프장이 꺼낼 뾰족한 마케팅 카드가 많지 않은 만큼 교류 협약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고 골프장이 밀집한 중부와 수도권 지역 내 업체끼리의 제휴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영진의 친소 관계보다는 실질적으로 회원권의 이용가치를 높일 수 있는 조합을 택해야 '윈윈'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조언하고 "기존 회원들과의 협의와 동의를 토대로 추진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