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량 종목의 유통주식 고갈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유통주식 비율이 10%대로 떨어진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연기금 등이 갖고 있는 주식까지 감안할 경우 유통주식비율은 이보다 훨씬 더 낮은 상태여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유통주식 비율은 20.65%로 올해안에 10%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비율은 전체 주식수에서 외국인과 최대주주의 지분을 뺀 주식의 비율로 지난 2003년 말 23.93%에서 지난해 말 21.86%로 급락한 뒤 올해는 하락 속도가 다소 늦춰졌다. 이는 지난 2003년 3월부터 시작된 대세 상승장에서 외국인이 지난해까지 사상 최대규모의순매수를 기록하며 대형주를 쓸어 담았기 때문이며 올들어서는 상대적으로 순매수 규모가 줄어들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18.20%로 2003년에 비해 9.19%포인트가 감소했으며 국민은행은 18.17%로 3.68%포인트, 현대차는 25.04%로 2.47%포인트가 각각 줄었다. 반면 한국전력은 오히려 4.17%포인트 오른 10.78%를 기록했으며 POSCO도 7.33%포인트 올라 12.79%에 달했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으로 범위를 늘리면 감소추세는 더 확연하다. 2003년에는 33.71%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28.26%로 뚝 떨어졌고 현재 27.54%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증시 큰손인 연기금 등의 보유물량까지 고려할 경우 유통비율은 더욱 낮아져 일반 투자자들은 좋은 주식을 사고 싶어도 사기 힘든 주식 고갈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IMF 이후 대기업들이 생존을 걱정하게 되면서 대규모 투자보다는 현금 보유쪽을 선호하게 된 것도 유통주식이 줄어든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신규 투자를 위한 증자가 점차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주가 변동성을 키워 잠재적인 증시 불안정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우량 공기업이나 생명보험사 등의 상장을 통해 증시 물량을 확대해야 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