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부품 구매선을 대만 등으로 바꿀 것이라는 일부 관측과 달리 삼성전자가 최소 오는2014년까지는 애플에 핵심 부품을 계속 공급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 추도식에 참석하고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19일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도식 다음날 (애플의) 팀 쿡과 별도로 만나 양사 간 좋은 관계 구축에 대한 얘기를 2~3시간 동안 나눴다"며 "부품 공급은 내년까지 그대로 가고 2013~2014년은 어떻게 더 좋은 부품을 공급할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2014년까지 애플에 대한 부품 공급을 밝힘에 따라 삼성전자는 애플이 핵심 부품을 대만에서 조달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하고 있는 애플이 아이폰5 생산을 할 때 삼성전자 대신 대만 TSMC 등으로 거래처를 돌릴 수도 있다는 예측을 해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내년까지의 부품 물량은 이미 계약된 바에 따라 공급하는 것"이라며 "그 이후에도 최소 2014년까지 부품을 공급하는 것을 전제로 양측 간 협력을 강화해 더 좋은 부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향후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될 예정인 아이폰5에 더 개량된 AP인 'A6'와 함께 모바일 D램 등을 납품할 것으로 전망된다. AP는 스마트폰에서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역할을 하는 핵심 칩으로 애플은 현재 아이폰4와 아이패드2 등에 삼성전자의 'A5' 칩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사장은 양사 간 특허소송과 관련, "추도식 때문에 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쿡과 만나 잡스와 지난 10년간 어려웠던 이야기, 위기 극복, 양사 간 좋은 관계 구축을 더 발전시켜야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했다"고 소개했다. 추가 소송에 대해 그는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고 소비자를 위해 페어플레이를 하면서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며 "추가 소송은 법무팀이 경영진과 협의해 필요하면 할 것이고, 아니면 안 할 것이고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 사장이 쿡과의 회동에서 '좋은 관계'를 더 발전시킨다는 협력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최근 양사 간 특허분쟁이 대타협으로 귀결될 수 있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그는 지난 16일 열린 추도식에 대해 "고인이 생전에 어떤 식의 추도식을 원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하고 심플하게 마지막 보내는 분을 추도하면서 행사가 잘 끝났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