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中 '여객기 제조 세계강자' 부푼꿈

르포-톈진 '에어버스 A320' 조립공장 공사현장 가보니…<br>공사진척도 30%…내년 8월부터 본격 가동<br>2009년 유럽산과 품질 같은 비행기 첫 출고

중국 톈진(天津)의 빈하이(濱海) 지구에 건설중인 에어버스의 ‘A320기’ 조립공장의 공사진척도가 30%가 진전된 가운데 공사현장에서 건설중장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21세기 개방구’로 육성하고 있는 톈진(天津)의 빈하이(濱海) 지구의 중핵지대의 인근 벌판은 아직 황량하다. 이곳을 찾았을 때, 여기저기 공사장에는 중장비들이 거대한 팔을 움직이며 손님을 맞았다. 60만㎡의 이 벌판에 공장이 들어서면, 내년부터는 중국산 A320 여객기가 쏟아져 나온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여객기 제조부문에서도 세계 강자로 우뚝 설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공사현장을 둘러보며 ‘여객기 강국’을 향한 중국의 행보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사현장의 한 복판에 놓인 ‘안전관리’ 간판은 비바람에 찢겨 나간 채 방치돼 있었고, 일부 공사차량은 시동이 꺼졌는지 네 사람이 밀며 후진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공사현장에서 만난 런동성(任東生) 톈진공항물류가공구 항공산업지원센터 주임은 “빈하이공항 신설 활주로 아래쪽에 접한 벌판에 110명 탑승용 프랑스 여객기 A320 조립공장이 들어서게 된다”며, “연말에 건물이 완성되면, A320 여객기는 내년 8월부터 조립을 시작해 2009년 6월에는 유럽산과 동일한 품질의 첫 조립 비행기가 출고된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진척도는 30%. 런 주임은 “톈진 A320 조립공장은 에어버스가 유럽 이외의 지역에 세우는 첫 해외 생산기지”라며 “중국의 항공시장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기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설명처럼 톈진 A320 조립공장 유치는 획기적인 것이고, 지난해 양국 정상간의 ‘빅딜’에 의해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국가주석과 지난해 10월 중국을 방문한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2012년까지 100억달러 규모의 프랑스 에어버스 여객기 170대를 구매한다”는 약속을 주고, 그 대가로 톈진 에어버스 조립공장 유치를 확약받았다. 이후 이 프로젝트는 일사천리로 진행돼 지난 5월 9일 중국 국무원의 정식 비준을 받아 6일 뒤인 15일에 공사가 전격 착공됐다. A320기 조립공장은 프랑스 에어버스사와 톈진중톈(天津中天)항공공업 투자유한공사가 각가 51%와 49%의 지분으로 합작했으며, 중국측 톈진중톈은 톈진시 정부와 중국항공 제1 집단공사, 중국항공 제2 집단공사가 컨소시엄으로 설립한 회사다. 중국측은 톈진 A320기 조립공장의 성공적인 이륙을 자신하지만 전문가들은 첨단 항공기술이 부족한 중국이 제대로 된 여객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생산된 제품을 팔 곳은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은 철저한 A320의 중국화와 기술훈련을 통해 ‘기술 결함’ 우려를 해소한다는 입장이다. 런 주임은 “여객기 제조기술은 배우기 어렵지만, 중국의 거대한 항공시장 등을 감안하면, 철저한 준비와 노력으로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공장의 본격가동 뒤 채용할 500명의 직원 중 90%이상을 중국인으로 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로 문제에 대해 또다른 관계자는 “중국의 연간 A320 민항기 수요는 2009년에 9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톈진공장의 연간생산능력이 2011년 이후 44대인 점을 감안하면 판로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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