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원 경매시장에 테마쇼핑몰 점포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한 유명 쇼핑몰 안에서 20~30개 점포가 나와 있는가 하면 수백개의 점포가 일괄 경매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과잉으로 미분양 점포가 많은데다 경기침체가 지속돼 이미 분양된 점포도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입찰에 부쳐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부동산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현재까지 법원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지역의 유명 쇼핑몰 상가는 약 600여건에 이른다. 동대문 상권에서는 올 들어 ‘밀리오레’ 15개, ‘헬로우APM’ 13개, ‘뉴존’ 39개, ‘시즌’ 20개 점포 등이 경매시장에 등장했다. 또 전자ㆍ패션의류 매장인 구의동 ‘강변 테크노마트’의 경우 18개의 점포가 경매로 나왔고 서초동 ‘국제전자센터’는 11개, 청량리 제기동 ‘한솔동의보감’은 4개 점포가 각각 입찰에 부쳐졌다. 영등포에 위치한 ‘지뗌’은 55개의 점포가 한꺼번에 경매에 부쳐지기도 했고 강남역 상권인 패션의류상가 ‘점프밀라노’는 지난 1월18일 무려 390개의 점포가 일괄 경매될 예정이었으나 입찰 전에 기일이 변경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개별적인 분양 잔금이나 대출금 미납 등으로 경매에 부쳐지는 것도 있지만 영등포 지뗌이나 강남 점프밀라노처럼 상가 개발회사가 채무를 갚지 못해 무더기 일괄 경매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 상가는 낙찰되는 가격도 형편없이 낮다. 영등포 ‘지뗌’의 경우 무려 10회나 유찰된 후 1월 11회째 입찰에서 감정가의 13%선에서 한 회사가 낙찰받았다. 한 점포당 감정가가 1억~1억3,000만원이었으나 1,000만원을 조금 넘긴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평균치로 봐도 쇼핑몰의 낙찰률은 다른 상가보다 낮다. 전국의 근린상가나 아파트 단지 상가처럼 공간이 분리된 ‘비오픈형 상가’는 낙찰률이 55.87%인 데 반해 쇼핑몰처럼 칸막이나 간이벽으로 공간을 구분한 ‘오픈형 상가’는 34.66%에 그쳤다. 유영상 상가114 소장은 “테마쇼핑몰은 공급과잉 문제도 심각하지만 최근 온라인쇼핑몰과 백화점ㆍ할인점 등 경쟁 상가들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투자자들도 가격이 싸다고 해서 함부로 응찰하거나 분양받지 말고 영업상태와 임대 수익성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