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 기술적 반등 불구 “바닥확인 좀더 지켜봐야”

그 동안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무너진 후 하루 만에 이를 회복하자 주식시장이 과연 바닥권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종합주가지수는 28일 미 증시의 잇따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데 힘입어 전일보다 7.47포인트 오른 600.56포인트로 마감했다. 특히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반등, 투자자들 사이에 주식시장이 바닥을 확인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퍼졌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도 옵션시장 거래지표나 고객예탁금 회전율 등을 살펴볼 때 주식시장이 이미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의견을 제시, 바닥론에 대한 불씨를 키웠다. 그러나 상당수 기술적 분석가들은 주식시장의 바닥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지표인 이격도가 아직 확실한 바닥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며 바닥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지수 상승도 단기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당분간 바닥 확인 과정을 좀 더 지켜보면서 낙폭과대 종목 위주로 선별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옵션지표ㆍ예탁금회전율은 바닥 신호=주식시장이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전문가들은 그 근거로 옵션시장의 콜ㆍ풋 비율과 예탁금 회전율 지표 등을 들고 있다. 우선 옵션시장의 콜ㆍ풋 비율은 옵션시장에서 거래되는 콜옵션 거래대금을 풋옵션 거래대금으로 나눈 것으로 옵션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 상태를 보여준다. 이는 주식시장의 강세를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많을 경우 주식이 오르면 이득을 보는 콜옵션에 대한 거래가 몰리고, 반대로 주식시장의 하락압력이 클 경우 풋옵션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는 성격을 활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1.2~1.3 정도에서 움직이는 콜ㆍ풋 비율이 1 이하로 떨어진다면 이는 향후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풋옵션 거래를 늘린 것으로 주식시장이 과매도 국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황정현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 27일 콜ㆍ풋 비율이 0.69로 지난 7개월 동안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이는 주식시장이 과매도 국면에 있으며 기술적 반등이 임박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또 예탁금 회전율 지표도 주식시장이 바닥권에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탁금 회전율이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거래대금 합계를 고객예탁금으로 나눈 비율로 30% 이하면 과매도, 70% 이상이면 과매수 국면으로 판단한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예탁금회전율 지표는 26.8%에 불과해 주가가 바닥권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격도로 보면 추가하락 가능성 여전해=일반적으로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이 주식시장의 바닥을 확인할 때 가장 중시하는 지표가 이격도다. 이격도란 주가와 이동평균선이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당 종목의 주가를 이동평균치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이격도가 90%를 밑돌면 주가가 과매도 상태에 있고, 반대로 110%를 넘으면 과매수 국면인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28일 종합주가지수와 20일선과의 이격도는 94.56%로 지난해 10월 종합주가지수가 바닥을 찍고 반등했던 당시의 이격도 87.17%에 비하면 아직 조정의 폭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20일 이격도가 86~87% 정도로 떨어져야 주식시장을 떠났던 개인자금이 다시 증시로 돌아올 환경이 조성된다”며 “따라서 시장의 추가하락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굿모닝신한증권은 기술적으로 지난해 12월말 저점인 610선이 무너졌다는 것은 하락추세의 지속을 의미하는 하락삼각형 패턴이 완성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전 저점인 576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이격도 낮은 낙폭과대 종목에 관심=이처럼 증시 바닥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분간 보수적인 전략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조덕현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흔히 증시 바닥은 모든 기술적지표들이 일제히 과매도 국면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나온다”며 “하지만 아직 이격 확대가 부족하고 큰 투매도 나오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진정한 바닥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기술적 반등 국면을 이용해 이격도가 낮은 낙폭과대 종목들 위주의 단기접근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시가총액이 2,000억원 이상인 기업 가운데 20일 이격도가 90%를 밑돌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관심 종목으로 SK텔레콤ㆍ팬택ㆍSK글로벌ㆍ현대산업개발ㆍ한국전기초자ㆍSKCㆍ삼성전기ㆍLG전자ㆍ풍산ㆍ현대모비스 등을 꼽았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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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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