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장동 서울W호텔 지하 1층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객장. 객장 안에는 평일인데도 카지노 게임을 즐기려는 외국 관광객을 드물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편에서는 중국인들로 보이는 관광객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블랙잭’이라는 카드게임을 빠져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또 다른 무리의 중국인들이 슬롯머신 앞에 앉아서 연신 핸들을 당기고 있었다. 이들에게 이곳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를 앉아서 즐길 수 있는 ‘파라다이스’였다.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는 지난 1972년 설립된 이후 끊임 없이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W서울워커힐의 파라다이스 워커힐카지노를 비롯해 전국에 16개의 외국인 전용 업소와 1개의 내국인 전용 업소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강원랜드보다 2배 이상 높은 성장율을 보일 정도로 사업 전망이 좋다.
파라다이스의 지난 1ㆍ4분기 VIP 매출은 5,9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50억원)에 비해 15% 이상 증가했다. 특히 중국인 매출은 2,740억원으로 전년 동기(1,990억원)에 비해 37.7%나 늘어났다. 정체에 다다른 일본인과 달리 중국인 카지노 고객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어 매출 증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VIP고객이 늘면서 2ㆍ4분기 실적도 양호할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파라다이스의 올 2ㆍ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1%, 199.1% 증가한 826억원, 179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면서 올해 총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수준을 훨씬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파라다이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8%, 58.4% 증가한 3,673억원, 67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라다이스의 영업 실적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전체 고객 매출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VIP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VIP고객은 자연재해, 환율 등 외부변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을 뿐 더러 1인당 사용액수도 많아 사실상 매출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제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국 VIP 방문자들의 한국 카지노 방문이 늘었다”며 “VIP의 안정적인 수요에 힘입어 파라다이스의 영업이익이 지속적 상승 추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과 직결되는 홀드율(카지노가 고객에게서 딴 돈/베팅금액)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파라다이스의 2ㆍ4분기 홀드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가량 높아진 13.3%에 달할 것”이라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워커힐 카지노 확장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워커힐 카지노를 확장하는 게 당장 올해는 힘들 수 있지만 내년 이후에는 확장에 따른 수입 증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카지노의 확장이 없다고 해도 현재 평일 30%, 주말 70%대의 테이블 가동률이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현재 규모에서도 매출 증대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파라다이스는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피어스 브로스넌을 광고 모델로 앞세웠다. 브로스넌이 스페이드A 카드를 꽉 쥔 채 웃고 있는 포스터는 외국 관광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파라다이스는 “브로스넌의 세련된 이미지가 고품격 서비스를 지향하는 파라다이스와 꼭 들어 맞는다”고 모델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중국에서 인기가 좋은 브로스넌의 광고가 나간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는 등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