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복귀 소식이 자극제가 됐을까. 시즌 초반 성적이 이름에 못 미쳤던 ‘탱크’ 최경주(39ㆍ나이키골프ㆍ신한은행)와 ‘왼손지존’ 필 미켈슨(미국)이 기지개를 켰다. 최경주는 23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CC(파71ㆍ7,298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노던트러스트오픈에서 2타가 모자라 우승은 놓쳤지만 공동 3위에 올라 올해 첫 ‘톱10’ 입상에 성공했다. 낙승이 예상됐던 미켈슨은 진땀을 흘려야 했으나 시즌 첫승을 신고하며 주위의 슬럼프 우려를 씻어냈다. 5타 차 공동 3위로 경기에 들어간 최경주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 공동 15위, 소니오픈 공동 12위 등 톱10 문턱에 그치고 AT&T페블비치 내셔널프로암에서는 공동 55위까지 밀렸던 그는 올 들어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며 본격적인 상금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연장으로 몰고갈 가능성까지 보였기에 아쉬움도 남았던 승부였다. 전반에 1타를 잃었으나 선두권의 난조로 순위가 크게 밀리지 않았던 그는 12번과 13번홀(이상 파4),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선두 그룹에 1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18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3m 옆에 붙였지만 버디 퍼트가 살짝 왼쪽으로 흐르면서 추격전은 끝이 나고 말았다. 미켈슨은 올 들어 컷 오프-공동 42위-공동 55위에 그친 부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세계랭킹 5위이자 지난해 대회 우승자인 미켈슨은 4타 차 선두로 출발하고도 역전패를 당할 위기까지 몰린 끝에 우승컵을 안았다. 1번홀(파5)에서 12m 이글 퍼트를 집어넣으며 포효한 그는 이후 14번홀까지 보기만 5개를 적어냈고 15번홀에서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에 2타 차 추월을 허용하기도 했다. 마지막 홀 보기로 연장전에 끌려가 찰스 하웰 3세(미국)에 패했던 지난 2007년과 흡사했던 상황. 그러나 16번(파3)과 17번홀(파5) 연속 버디를 잡아낸 그는 18번홀에서 스트리커가 보기를 범한 사이 1.8m짜리 파 퍼트를 홀에 떨궈 재역전에 성공했다. 합계 15언더파로 대회 2연패와 통산 35승을 달성한 그는 113만4,000달러의 상금과 함께 이번주 타이거 우즈(미국)의 투어 복귀에 앞서 자신감 회복이라는 수확을 올렸다. 나상욱(26)은 공동 25위(7언더파), 위창수(37)는 공동 59위(1언더파)로 경기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