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여ㆍ26)씨는 평소 즐겨찾는 웹진을 방문했다가 작은 소녀모양의 ‘뿌까’를 발견하고 곧바로 웹진과 연계된 자신의 커뮤니티 사이트로 접속한다. 김씨는 귀여운 뿌까를 이용해 블로그 배경화면을 만들고 다양한 소품으로 사이버공간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을 한껏 뽐내기도 한다.
인기캐릭터‘뿌까’개발사인 부즈가 올 가을 선보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모습이다.
토종 캐릭터가 뉴미디어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고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SNS나 스마트폰,트위터, 증강현실(AR) 등 최첨단 기술이 캐릭터와 접목되면서 수요층이나 제품구색도 한층 넓어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업체들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국내외 캐릭터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즈의 경우 SNS와 스마트폰용 뿌까 골프게임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고객층을 20~30대로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패션 등에 관심이 높은 여성들을 겨냥해 모바일 콘텐츠나 SNS시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100여개 업체와 계약을 맺고 1,100여종의 캐릭터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아이코닉스 역시 장기적으로 인터렉티브 미디어 콘텐츠 개발에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던 ‘둘리’와 달리 ‘뽀로로’는 애니매이션 시청 연령층과 캐릭터 상품 소비계층을 일치시켜 마케팅에 성공했다”며 “앞으로 스마트폰, 태블릿PC시장이 커지는 만큼 새로운 플랫폼에도 기존 콘텐츠를 공급하는 쪽으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즈의 관계사인 부즈클럽도 3~7세를 타깃으로 한‘캐니멀’이라는 캐릭터를 개발, 차별화된 뉴미디어 콘텐츠를 앞세워 해외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부즈클럽은 지난 6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리마(LIMA)쇼에서 400만 달러의 캐릭터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데 이어 지난달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에서도 유럽의 CPLG사와 600만 달러의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부즈클럽 관계자는 “3차원 영상이나 증강현실 등 신기술을 이용한 콘텐츠가 해외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산 캐릭터가 내수시장에서 벌어들이는 매출 규모는 약 2조2,000억원(2008년 기준)으로 전체 캐릭터시장의 43%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국산 비중이 70%에 이르던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점유율을 높이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뽀로로, 뿡뿡이 등 국내 캐릭터가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애니매이션 등을 기반으로 한 유아용 콘텐츠 덕분이지만 10~20대를 공략할 만한 콘텐츠는 턱없이 부족했다”며 “SNS, 스마트폰 등을 통해 10~20대를 공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조만간 국내 캐릭터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절반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