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융합과학기술 제대로 키우려면

주재범 한양대 생명나노공학과 교수


최근 학계와 산업계의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는 융합과학기술이다. 융합과학기술은 현존하는 첨단과학기술 간 이뤄지는 상승적 결합으로 기존의 기술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 중 하나다.

융합과학기술의 사전적 의미는 각각의 기술이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융합돼 연구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융합과학기술 연구는 특정영역이 홀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모여 학제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으로 진행된다. 융합과학기술은 미래 고부가가치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 분야로 각광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가까운 미래에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미래학자 패트릭 딕슨은 과학기술의 융합과 확산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융합과학기술은 자체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을 통해 신산업을 창출하고 기계·전자·의료·소재산업을 고도화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나노기술(NT)·생명공학기술(BT)·정보기술(IT) 융합과학기술은 전세계적으로 아직 큰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초기 단계지만 향후 5년 내 나노의학·생명과학·의료진단·신약개발·바이오센서 등 분야에서 큰 시장이 형성돼 융합 신기술 개발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러한 융합 분야에서 선두 그룹에 끼지 못하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아직 바이오 분야의 선도적 기업체와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고 이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미비한데다 융합 분야에 대한 국가차원의 효율적인 지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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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는 융합연구와 관련된 학과와 자생적인 연구 집단이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세계적인 융합연구와 발전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융합연구집단과 개인연구자를 발굴·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융합 분야 연구자들은 산학연 협동연구 체제를 구성해 실질적인 목표지향적 연구를 수행하는 동시에 여러 분야 연구자들이 자주 모여 자연스러운 융합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공동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융합연구의 주제는 목표지향적이고 가시적이어야 한다. 즉 추상적인 연구개발보다 각 분야의 특화된 기술을 보유한 연구자들이 모여 상용화 가능한 실용연구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은 경쟁력 있는 융합연구집단의 육성이다. 융합과학기술 발전의 핵심요소는 미래사회에 도래할 새로운 개념의 융합과학 분야를 잘 예측하고 이 분야의 경쟁력 있는 연구집단을 효율적으로 지원해 성공적으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원천기술에 대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대학의 융합특성학과를 적극 지원해 미래에 이 분야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는 동시에, 특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지는 경쟁력 있는 연구집단을 발굴해 적극 지원함으로써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까운 미래에 융합과학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넘쳐나고 많은 연구집단이 이 분야를 선도하는 융합과학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미래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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