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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았던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지난달에만 500가구 가까이 팔려나가는 등 '완판'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 지방 투자수요까지 가세해 미분양 소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달 새 480가구 소진…2년째 미분양도 완판=17일 인천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미분양 아파트는 1,750가구로 5월(3,146가구)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이 발표되고 수도권 대출규제가 완화된 7~8월에 미분양이 집중적으로 팔려나가기 시작해 8월 한 달 동안 700여가구가 줄었다.
실제로 송도경제자유구역 '호반베르디움'은 분양 직후인 5월 미분양이 1,400가구가 넘었지만 6월부터 미분양이 소진돼 8월 한 달 동안 480가구가 팔려나갔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수도권 대출규제 완화와 함께 정부 대책 발표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특히 송도의 다른 아파트와 달리 중소형 아파트가 많고 분양가가 저렴해 수요자들이 많이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년 이상 미분양 상태였던 아파트 단지도 최근 미분양이 급속하게 소진되면서 완판됐다. 2012년 분양한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는 그동안 중대형 아파트 미분양이 남아 있었지만 지난달 잔여 미분양 물량 68가구가 모두 계약되면서 완판됐다.
지난해 분양돼 올해 초만 해도 미분양이 700가구가 넘었던 '에듀포레 푸르지오' 역시 지난달 126가구가 팔려나가며 현재 미분양은 96가구가 남아 완판을 앞두고 있다. '더샵 마스터뷰'와 '캠퍼스타운 스카이'도 지난달 각각 20가구 안팎 팔렸다.
◇지방 투자수요 늘고 중대형도 감소=최근 이 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급감한 것은 대출규제가 완화되고 정부가 잇달아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시장 분위기가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송도 미분양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던 중대형 아파트가 최근 들어 팔려나가기 시작했고 투자수요가 가세하면서 미분양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500가구 가까이 팔린 호반베르디움의 경우 실제 거주 목적뿐만 아니라 일부 인터넷 재테크 투자 카페 회원들이 투자용으로 대거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최근 2~3년간 지방 부동산시장에 몰렸던 자금이 이제는 수도권 유망 지역으로 'U턴'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송도동 H공인 관계자는 "국제기구 유치, 외국인 증가 등 송도국제도시에 대한 전망이 밝아지면서 예전과는 달리 실거주 목적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투자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분양 감소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에서 나온다. 현재 남은 미분양 물량 중 상당수가 수요층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형 아파트인데다 초기 분양가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한 공인중개업소의 관계자는 "현재 팔려나가는 중대형의 경우 대부분 132㎡(40평)를 넘지 않는다"며 "대형 아파트 수요의 상당수가 외국인이라 대형 미분양 경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