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늘어난 실직자들과 부업 여성들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공급과잉이 빚어져 자영업자들의 실질소득이 지난 4년 사이에 18%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재정경제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따르면 2000년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지난해 자영업자들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248만원으로 지난 2000년의 304만원보다 18.4%, 56만원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4년 동안 화폐액으로 표시되는 자영업자들의 명목소득이 늘어났어도 소비자물가 상승 등을 감안한 구매력 기준의 실질적인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2000년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연간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2004년 271만4,000원으로 4년 전의 238만7,000원보다 13.7% 증가해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실질소득 감소폭은 통계수치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KDI가 잠정 조사한 결과 자영업자들의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자영업자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과잉공급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돼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영업자 수는 2000년 586만4,000명에서 2001년 605만1,000명, 2002년 619만명, 2003년 604만3,000명, 2004년 611만명 등으로 증가해 최근 4년 동안 24만6,000명이 늘어났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자영업은 특별한 기술이 없이도 시장진입이 가능한 업종이 많아 일자리를 잃은 남성들과 경기침체로 부업을 하려는 여성들이 자영업에 많이 뛰어들고 있다”며 “특히 소매업과 음식ㆍ숙박업에 자영업이 집중돼 이 부분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