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워닝 시즌… 美 증시 발목 잡나

내달부터 1분기 기업실적 발표… 고유가·신흥국 성장세 둔화로<br>순익 2년만에 줄어들 가능성 증시 상승세 찬물 끼얹을수도

최근 랠리를 지속하고 있는 뉴욕증시에 다음달 시작되는 올 1ㆍ4분기 어닝(실적)시즌이 복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상승, 이머징마켓 성장세 둔화 등으로 미국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4ㆍ4분기에 이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ㆍCNBC 등에 따르면 리서치 업체인 팩트셋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1ㆍ4분기 순이익은 2,25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억달러(0.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9년 3ㆍ4분기 이후 2년여 만에 첫 감소세다.


S&P/캐피털IQ는 S&P500 기업들의 이익이 지난해 4ㆍ4분기에 비해 0.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돼온 기업들의 이익증가세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올 한해 기업들의 이익증가율을 5%로 예상했으며 업종별로는 산업 분야가 10%로 가장 높고 IT(4%), 소비재(3%) 등의 순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소재주는 -15.5%로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이동통신(-14%), 유틸리티(-4%) 등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도 벌써 시장의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펩시코의 경우 최근 콘퍼런스 콜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1ㆍ4분기 이익이 한 자릿수 후반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많은 기업들이 아예 이익전망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내놓는 기업들의 경우 나쁘게 보는 쪽이 긍정적인 전망의 세 배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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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둔화는 뉴욕증시 조정의 빌미가 돼 어닝이 아닌 워닝(warningㆍ경고)시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P500지수의 경우 지난 5개월 동안 28%나 급등한 상태로 시장에 충격이 가해진다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짐 폴슨 웰스캐피털 수석전략가는 "시장이 주요 저항선을 뚫고 올라온 상태에서 기업실적은 또 다른 고민이 될 것"이라며 "이익이 크게 줄어들 경우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비용증가와 소비위축 등을 근거로 올해 말 주가가 지금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데이비드 커스틴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올해 말 S&P 목표주가로 제시한 1,250을 현재로서는 바꿀 이유가 없다"며 "갈수록 오르는 국제유가는 기업들의 이익을 갉아먹고 미국의 경제성장률도 2% 이하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의 주식시장 상승세가 기업 이익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라 미국경제의 회복 가속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진정 등 거시적 요인에 힘입은 만큼 어닝시즌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낮아진 눈높이도 시장 하락을 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스티븐 우드러셀 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미국경제 성장률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기업들의 이익도 급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시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증시의 1ㆍ4분기 어닝시즌은 다음달 10일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의 실적발표로 시작된다.

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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