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차이나 리포트] "상품선물시장서 한몫 챙기자" 자금 대거 몰려 투기광풍

농산물 가격 급등 이유 살펴보니<br>이상기후 따른 수급불안 틈타 가격상승에 베팅 투자자들 늘어<br>샴푸 등 일용 공산품까지 들썩 서민들은 '이중고'에 시달려

요즘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 등 대도시의 선물회사 영업부 창구는 선물투자를 위해 계좌를 개설하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최근 몇 달 사이 상품선물시장이 투기자금 유입으로 폭등 장세를 기록하자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한 몫 챙기려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계좌 개설을 위해 베이징의 한 선물회사를 찾은 직장인 마(馬)모씨는 "농산품 선물시장이 잘 나가면서 주변 친구들이 70% 가량의 수익을 냈다"며 "선물투자를 해볼 요량으로 선물회사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중국정부가 부동산시장 거품 제거를 위해 강력한 부동산경기 규제에 나서고 긴축 우려로 주식시장도 불안해지자 유휴자본들이 이들 시장에서 빠져나와 대거 상품선물시장으로 유입되고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투기자금은 목화, 설탕 등 농산품 선물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 급등은 지난 여름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부진 탓도 있지만 투기세력이 수급불안을 틈타 준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물시장에서 매점매석에 나서며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농산물가격 상승에 베팅하며 상품선물시장에 물밀듯 밀려들어오고 있는 투기자금이 농산물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농산품 선물이 거래되는 곳은 허난성 정저우시와 랴오닝성 다롄시의 상품선물 거래소 2곳이다. 이 곳 거래소에서 목화 선물가격은 지난 6월말 1만7000위안대에서 11월 들어 2배 가까이 상승한 3만2,000위안대까지 치솟았다. 설탕 선물가격도 같은 기간 4,900위안대에서 7,400위안 이상으로 폭등했다. 중국 경제주간지인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상하이 선물거래소를 포함해 정저우, 다롄 상품선물거래소에 지난 7월부터 11월초까지 유입된 신규 투자금액이 1000억위안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 선물회사의 부사장은 "10월초 국경절 이후 한달여간 고객 선물투자의 보증금 규모가 전달보다 3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선물투자는 현물투자와 달리 보증금만 위탁하면 보증금의 2~3배에 달하는 투자를 할 수 있는 등 레버리지 효과가 커 투기성이 짙은 성격을 갖고있다. 대형 선물회사들은 고객 투자를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부진이나 투기세력의 표적이 되기 쉬운 농산물 현지 거래시장을 현장 방문하고 현물 시세를 파악한 이후 가격 폭등이 예상되는 종목에 고객이 집중 투자하도록 자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시장의 한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던 지난 8월 두 대형선물회사가 투자 큰 손과 함께 목화 주산지인 신장위구르 자치구 현장을 찾아와 시세를 조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부동산 규제책 실시로 부동산 및 증시에 머물던 유휴 자본들이 농산품 선물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 유휴 자본은 중국의 유태인으로 불리며 돈이 많기로 유명한 저장성 원저우 상인들이 주축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국제선물연구소(CIFCO)의 푸펑 거시경제 수석 애널리스트는 "투기자금이 11월초부터 점차 목화 선물시장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으며 이들 자금은 최소 25위안 정도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분석되고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최근들어 물가 억제를 위해 강력한 농산품 가격 단속에 나서면서 투기자금이 앞으로 농산물시장에서 이탈해 철과 동 등 금속 선물시장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서민들은 이 같은 농산물 가격 급등에다 샴푸 등 일용 공산품가격까지 덩달아 뛰면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이들 상품은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것이어서 중국 당국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과, 식용유 등 농산품뿐 아니라 비누, 샴푸 등 일용 공산품 가격도 같이 앙등하면서 중국 남부의 선전 등 본토 주민들이 값싼 물건을 찾아 홍콩으로 쇼핑가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농산물 가격은 물론 비누 등 세제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상품 가격이 홍콩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하이 소재 할인점인 까르푸에서 판매되는 샴푸 브랜드인 퍄오로우의 1리터 가격은 75위안이지만 홍콩의 할인점인 바이자에서의 가격은 51위안에 그쳤다. 비달사순, 팬틴 등이샴푸 가격도 상하이가 홍콩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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