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교역조건 악화] 수출상품 다양화·가격경쟁력 높여야

IT중심 수출 탈피·대체에너지 육성 시급교역조건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국내 수출에서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등 전자, 정보통신 제품의 가격하락과 원유가 등 수입품의 가격상승 때문이다. 원유 등 부존자원이 없고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경제의 취약성과 세계시장에서 주요 수출상품에 대한 가격지배력을 갖지 못한 약점이 물량위주의 수출정책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교역조건 악화로 나타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교역조건 악화는 실질무역손실을 초래, 결국 아무리 수출물량을 늘려봐야 해외로 이전하는 부만 늘어날 뿐 우리가 벌어들이는 것이 별로 없게 만든다. 따라서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수입대체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교역조건 추가 악화 전망 최근 들어 한국경제는 수출, 그것도 IT(정보통신) 제품 수출하나에 의존하는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정보통신산업이 70.6%를 차지하고 있고 최종수요처 별로는 수출이 130.4%를 점유했다. 결국 정보통신산업의 수출이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통신기기의 수출단가는 95년을 100으로 할 때 지난해 1ㆍ4분기 58.9, 3ㆍ4분기 51.8, 올 3월 42.3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반도체는 지난해 1ㆍ4분기 13.6에서 올 3월 5.5로까지 급락했다. 문제는 전문 연구기관들이 한결같이 올해 IT산업 침체와 반도체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원유가는 추가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최근 석유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중 배럴(두바이유 기준)당 23~25달러수준이던 국제유가는 여름철이후 수급불균형이 생기고 4ㆍ4분기에는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역시 3ㆍ4분기 평균 25-26달러, 4ㆍ4분기 27-28달러선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질 구매력 정체, 경기회복 지연 지난해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는 교역조건 악화로 설명할 수 있다. 즉 95년 불변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국내총생산(GDP)은 생산과 수출이 늘면서 증가했지만 실제 수출로 해서 벌어들이는 구매력은 형편없는 모양이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를 보면 GDP는 95년 반도체 가격 100을 기준으로 해서 계산한다. 그러나 올 3월 반도체 가격은 5.5이다. 거의 20배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GDP는 95년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GDP 8.8% 성장과 교역조건 악화를 반영한 국내총소득(GDI) 1.5% 성장의 차이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즉 아무리 내다 팔아봐야 벌어들이는 것이 별로 없는 셈이다. 교역조건이 올 하반기이후 추가로 악화된다는 것은 이 같은 경향이 심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4ㆍ4분기 GDP는 4.6% 성장했지만 GDI는 마이너스 3.3%를 기록했다. 실질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국내총소득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따라서 올 하반기 경기가 회복된다해도 이는 GDP기준일뿐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GDI기준으로는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 ◇국부 해외이전 교역조건이 악화된다는 것은 교역과정을 통해 우리의 생산요소 가치가 해외로 이전됨을 의미한다. 통계적으로는 이를 실질 무역손실로 잡는다. 그 규모가 지난해 64조원을 기록, 총 GDP 476조원의 13.5%를 차지했고 올 1ㆍ4분기에는 17조원로 GDP 113조원의 15.5%를 차지했다. 이는 결국 아무리 수출물량을 늘려봐야 해외로 이전하는 부만 늘어날 뿐 우리가 벌어들이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실질 소득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책 교역조건이 급락하는 기본적인 요인은 우리의 수출구조가 지나치게 IT중심으로 치우쳐 있고 바로 이 IT산업의 정체가 수출단가와 전체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역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IT중심 수출구조로부터 수출상품의 다양화와 고부가가치화, 차별화, 산업의 균형발전이 시급하다. 산업간 균형발전은 IT경기의 침체가 전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막아줄 수 있다. 또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차별화는 세계적인 가격하락의 압력속에서도 수출가격을 유지시켜줄 수 있다. 안의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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