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 시달려온 현대ㆍ기아차가 7개월 만에 두자릿수의 판매 증가를 보여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4월 판매실적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현대차는 10.4%, 기아차는 11.9% 늘어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4월 판매 호조는 3월 이후 재고부족 차종의 생산을 확대한 결과로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발표한 지난 1ㆍ4분기 실적도 매출이나 수익규모는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이 급속히 개선되는 등 바닥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1ㆍ4분기 매출 6조6,841억원, 영업이익 2,914억원, 당기순이익 3,0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ㆍ4분기에 비해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13.1%, 당기순이익은 10.2% 줄어들고 지난해 4ㆍ4분기에 비해서도 매출 11.9%, 영업이익 5.0%, 당기순이익 36.9%가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1ㆍ4분기 영업이익률은 4.4%까지 올라 지난해 3ㆍ4분기의 3.1%에 비해 훨씬 개선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이날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원화강세와 엔저ㆍ유가불안 등 경영환경 불안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플랫폼 통합과 제품 개발기간 단축, 라인조정, 이미지 제고 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며 “향후 경영환경 역시 개선되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노력으로 이겨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또 “비효율적인 원가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편성된 예산보다 10% 이상 긴축경영을 할 것”이라며 “영업이익률 6% 이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 두달 연속 5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3월에 이어 시장점유율 50%를 달성했다. 승용차 부문에서 아반떼ㆍ그랜저ㆍ쏘나타는 4개월 연속 베스트셀링카 1ㆍ2ㆍ3위를 기록했다. 특히 아반떼와 그랜저의 판매가 30% 가까이 증가했으며 레저용 차량(RV) 부문에서는 싼타페 판매가 20%나 늘어 판매를 주도했다. 해외 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정태환 전무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7만대가량 늘어난 52만5,000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상반기 중 시장점유율 3%를 돌파하고 하반기부터 플러스 성장을 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아차는 4월 내수판매가 2만1,202대로 1년 전에 비해 1.5% 감소했지만 수출이 9만7,328대로 15.4%가 늘어 전체로는 11.9% 증가했다. 그러나 3월보다는 내수ㆍ수출 모두 7.8%, 5.1% 줄어들었다. 오피러스는 국내 고급대형차 시장에서 2,009대가 팔려 11개월 연속 판매 1위 자리를 이어갔다. 기아차 측은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씨드가 4월까지 3만9,880대가 팔려 연간 목표(10만5,000대)의 40%를 달성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을 재개한 쏘렌토의 수출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