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실적 충격 심각… 올초 장밋빛 전환 잇따라 수정
기업들이 올해 초 혹은 지난해 말 내놓았던 장밋빛 실적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데다 원ㆍ달러 환율 강세로 실적 충격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평가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3개 상장기업이 지난해 말 혹은 올해 초 내놓았던 2013년 영업실적에 대한 전망을 지난달 수정, 공시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에 2013년 매출이 5,104억원, 영업이익이 2,690억원가량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32.3% 낮은 3,460억원, 영업이익이 27.7% 낮은 1,945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에 대한 유럽 의약품청(EMA) 허가를 당초 올해 초 취득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실제로는 8월께 취득했다”며 “램시마의 해외 판매가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실적 전망치가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해 말 밝혔던 2013년 영업이익 전망을 50%가량 낮췄다. 당초 올해 매출이 12조9,000억원, 영업이익이 7,750억원가량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 올해 매출은 11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3,680억원에 그칠 것으로 재조정했다. 주력상품인 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의 판매가격 하락이 올해 수익성 악화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LIG손해보험 역시 지난 5월 공시했던 올해 순이익 전망을 최근 내렸다. LIG손해보험은 당초 올해 당기순이익이 2,046억원가량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 이보다 23.8% 낮은 1,561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자동차 사고율이 크게 증가했지만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해 손해보험 업황이 좋지 않았다”며 “자동차 보험부문의 실적 악화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 수출업체들은 원·달러, 원·엔 환율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았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화 혹은 엔화로 지급받는 판매대금의 평가액이 감소한 것이다. 동성화학은 올해 매출이 1,430억원, 영업이익이 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매출은 당초 전망과 동일하지만 영업이익이 이보다 50% 감소한 45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동성화학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낮아 당초 전망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다스플레이 부품업체 솔브레인 역시 엔화 약세의 여파 등으로 올해 매출이 당초 예상치(7,000억원)보다 25% 낮은 5,3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유럽과 미국의 경기회복이 당초 전망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못했다”며 “또 올초부터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