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들의 시계가 가장 빨리 가는 때가 바로 요즘이다. 시즌이 끝난 게 엊그제 같은데 새 시즌이 코앞이다. 2015시즌은 3월28일 개막이지만 이달 해외 전지훈련부터 사실상 시즌은 시작된다.
'막내' kt 위즈까지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이달 15~16일 일제히 바다 건너 따뜻한 곳으로 전훈을 떠난다. 한 번 비행기에 오르면 40일 이상 가족과는 생이별이다. 각 구단은 전훈 비용으로 10억원 안팎을 쓴다. 전훈지로는 지난 2012년부터 미국이 대세. 하지만 연습경기 위주인 2차 전훈 캠프는 일본에 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프로야구단 1.5~2군들과의 연습경기 일정을 잡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넥센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고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삼성은 1월16일부터 괌에서 훈련하다 2월9일 오키나와로 넘어가 3월4일 통합 5연패 준비를 마친다. 1군 진입 2년 만에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NC는 유일하게 전훈 기간 내내 미국에만 머물며 KIA·한화·kt는 일본에서만 훈련한다. 지난해까지 팀당 128경기였던 프로야구는 올해부터 일본과 같은 144경기를 치러야 한다. 매주 6일 연속 경기하는 강행군이라 전훈 기간 체력 보완이 필수다. 두터운 선수층 구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져 옥석을 고르는 감독들의 손길도 그만큼 바빠지게 됐다.
구단 프런트는 전훈 출발 전 숙제가 있다. 바로 연봉 계약 마무리다. 구단들은 몇몇 선수와 진통이 있다 해도 전훈 출국 전까지는 계약서에 도장을 받아내는 게 보통이다. 협상 테이블을 훈련지까지 가져가면 구단도 선수도 서로 피곤해진다. 2015년 연봉 협상에서는 NC와 넥센이 가장 신속하게 움직였다. NC는 지난 30일 재계약 대상자 66명과 계약을 모두 마쳤고 넥센은 31일로 45명 전원과 계약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