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업그레이드! 감동경영] 두산, 협력사 ‘상생경영’ 앞장

임직원자녀엔 참고서선물


‘이게 뭐야? 와~ 새 책이다!’ 올해초 두산산업개발 외주관리팀에 근무하는 노병기 차장의 집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노 차장의 자녀인 열네 살 남록이와 열 살 영록이가 반질반질한 새 참고서를 한아름 받았기 때문이다. 영어 선생님의 꿈을 가진 남록이는 평소 읽고 싶었던 두산동아의 ‘비타민’ 영어시리즈를 받고는 서둘러 책장을 넘겼고, 경찰 공무원이 꿈인 영록이는 친구들에게 예쁜 그림이 그려진 한 꾸러미의 새 책을 자랑할 생각에 잠까지 설쳤다. 박용오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학기를 맞아 임직원 자녀 9,000명에게 이처럼 출판BG에서 펴낸 참고서 등 무려 9만권(약 10억원 상당)을 일일이 집까지 배달해 주는 행사를 가졌다. 임직원들의 복리후생 차원에서 2세 교육에 보탬을 주겠다는 생각에서다. 참고서를 받아 든 임직원 자녀들은 선물이 너무 맘에 든다며 “열심히 공부해 한의사가 돼서 사장님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등의 감사의 편지를 보내는가 하면 그림을 직접 그려 보내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두산그룹의 한 고참 직원은 “뜻밖의 참고서 선물로 교육비 부담도 덜고,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다”며 “임직원들의 가족까지 배려한 것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른 한 임원은 “참고서를 통한 정(精)의 나눔은 두산그룹만이 가진 따스한 인화(人和)의 산물”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박 회장은 2005년 신입사원 최종 합격자 400여명의 가정에도 회장 명의의 꽃바구니와 축하 메시지를 담은 카드를 배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 회장은 축하카드에 ‘우리 두산그룹은 인재를 소중히 하는 기업입니다. 귀 댁의 자녀가 두산에서 미래와 꿈과 희망을 활짝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히고 친필 사인을 담았다. 이처럼 두산그룹의 잔잔한 감동경영이 ‘두산맨’을 하나로 뭉치는 데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산은 두산산업개발(옛 고려산업개발),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 대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 등 외부에서 인수ㆍ합병(M&A)한 회사들이 많아 늘 결속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박 회장 등 그룹 오너들이 직접 나서서 직원감동 경영을 펼치자 이제는 두산맨들이 급속히 한 가족처럼 응집하고 있는 것이다. 두산그룹은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에 대한 감동경영도 지속적으로 펴고 있다. 두산은 지난 1월13일 계열사와 거래실적이 있는 중소업체에 연간 납품실적의 6분의1을 한도로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론을 도입, 중소 협력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기도 했다. 두산이 네트워크론을 전격 도입하게 된 것은 한 중소업체가 기술력은 있으면서도 은행권 대출이 막히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네트워크론 도입을 두산측에 제안했고, 이 같은 사연을 접한 박 회장이 강력한 의지를 보여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두산그룹은 네트워크론 도입으로 연간 약 2조7,000억원의 거래를 하고 있는 6,500여 개의 중소협력업체가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윤리경영ㆍ상생경영의 취지에 맞게 중소기업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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