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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있는 집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인데 가격도 싸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 점퍼 한 벌을 구입했지요."
홍대에 다니는 대학생 한모(26·대구)씨는 최근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의 '단골' 고객이 됐다. 그는 2월 설 명절에 귀향할 때도 롯데아울렛에서 티셔츠 한 벌을 샀다.
한씨는 "서울역에서 기차 출발시간이 좀 남게 되면 멍하니 기다리기보다 아웃렛에서 쇼핑하는 습관이 생겼다"면서 "평소 쇼핑할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롯데아울렛 덕분에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롯데아울렛 효과로 서울역 상권이 젊어지고 있다.
'올드' 상권으로 취급 받던 서울역에 이례적으로 10대 후반과 20대 젊은 소비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11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1월18일 오픈한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은 개점 후 현재까지 약 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목표(150억원)를 70%나 초과 달성한 금액이다.
이 같은 성과는 10~20대 고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롯데아울렛 측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개점 후 50여일 동안 매출을 집계한 결과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의 매출 가운데 10~20대 연령층의 비중은 19%로 롯데백화점 전체의 10~20대 매출 비중(9%)보다 2배나 높게 나타났다. 청주점ㆍ광주월드컵점 등 롯데의 다른 도심형 아웃렛(12%)과 비교해도 7%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30~40대가 주고객인 다른 도심형 아웃렛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젊은 소비자들이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의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이 오픈 초기 젊은층 고객몰이에 성공한 데는 상품구성을 최대한 젊은 감성에 맞춘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경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장은 "서울역점은 영업면적이 1만2,000㎡(3,400평)로 교외형인 파주 롯데아울렛의 3분의1 규모에 불과하지만 브랜드를 최신 트렌드에 맞춰 콤팩트하게 운영한 것이 젊은 층의 수요와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역의 지리적인 접근성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역은 지하철 1ㆍ4호선과 다양한 버스 노선 등 대중교통이 편리해 주로 '뚜벅이'인 10~20대 소비자들이 접근하기에 제격이라는 것이다. 롯데쇼핑의 한 관계자는 "교외형 아웃렛은 차가 있어야 접근할 수 있는데 서울역은 대중교통의 중심지이다 보니 젊은 층의 접근이 용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역 상권이 살아나면서 서울역 식당가에도 서서히 온기가 퍼지고 있다.
롯데리아 서울역점의 한 점원은 "최근 들어 10~20대 고객이 늘어 매장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고 전했다. 서울역 푸드코트의 한 관계자는 "불황이라 영업이 잘되지 않았는데 아웃렛이 들어서고 나서는 손님이 좀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은 10~20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최 점장은 "홍대와 신촌 등 인근 대학가와 오피스를 중심으로 고객유치 마케팅을 벌일 것"이라며 "새 학기가 시작됐으니 앞으로 젊은층의 매출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다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은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에 힘입어 지방에서 올라온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명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서울역점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고객 비중이 50%에 달해 다른 도심형 아웃렛의 평균(7%)을 7배나 웃돌 정도다.
외국인 고객까지 북적이면서 상권은 활기를 띠고 있다.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4%로 오픈 초기 2%에서 한달여 만에 두 배로 뛰어올랐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전체 매장(백화점ㆍ대형마트ㆍ아웃렛 포함) 가운데 롯데백화점 본점(7%)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는 외국인 고객들이 롯데아울렛까지 들르면서 서울역 쇼핑 상권이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여서 롯데백화점 본점과도 겨뤄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