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최근 21일간 3조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팔면서 사상 최고 순매도 기록을 이어가고 있으나 과거에 비해 시장에 미친 영향력은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형 펀드로 연일 자금이 몰려들면서 외국인의 매도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할만큼 내부 유동성의 힘이 커진 때문이다.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1일까지 거래일기준 21일 연속 3조1천241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하는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1,199.97에서 1,183.48로 1.37% 하락했다.
이는 2조6천195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순매도 규모로 종전 최고를 기록했던기간(2004.4.27∼5.11)의 종합주가지수 하락률 13.59%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또 외국인이 사상 최장인 25일 연속 최장 순매도를 기록했던 때(1997.10.4∼11.1)의 종합주가지수 하락률은 무려 23.05%에 달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국인이 장기간 대규모로 `팔자'에 나서면 어김없이 주가가 폭락하며 크게 흔들렸지만 지금은 펀드 자금을 바탕으로 한 기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상당부분 충격을 흡수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시작된 지난달 22일 현재 16조4천109억원이던주식형 펀드 잔고는 이달 20일 현재 19조8천100억원으로 한달여만에 20.7% 늘어났다.
또 이번 외국인 연속 순매도 기간에 기관이 홀로 순매수한 138개 종목의 주가상승률은 평균 9.56%로, 외국인이 단독으로 순매수한 98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 8.42%를 앞지르면서 상대적 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개인만이 매수 우위를 보인 146개 종목은 평균 4.54% 상승하는데 그치며한계를 드러냈다.
기관 순매수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한국내화가 88.3%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코오롱건설 68.9% ▲대한전선 50.1% ▲쌍방울 44.5% ▲대한화섬 42.6% ▲동신제약 38.7% 등이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