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나홀로 뜨는 부동산 약인가 독인가] 전세가율 높은 강북 거래 활기… 호가뛴 강남 저조

■ 9·1대책후 매매 증가 보니

세입자 매매전환 수요 몰려

금천·용산 등 거래 50% 이상↑… 강남권은 30%대 밖에 안늘어

분양시장 쏠림현상은 더 심화… 강남 등 알짜단지만 청약 열풍


재건축 규제 완화, 청약제도 개편 등을 담은 9·1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고 신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지역별로 시장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9·1대책의 수혜지로 꼽힌 강남권(강남·서초·송파)과 양천구 목동의 경우 급등한 호가에 매수세가 따라붙지 못하면서 오히려 거래량은 크게 늘지 않았다. 반면 비강남권은 전세가가 매매가의 70%를 넘는 곳이 속출하면서 중소형 주택 위주로 매매전환이 꾸준히 이뤄지면서 거래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갈수록 투자자들이 신중해져 강남 재건축 아파트 호가를 무작정 따라가지 않는다"며 "오히려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로 대출 여력이 커지면서 강북권을 중심으로 내 집 마련 목적의 실수요자들이 지갑을 열었다"고 말했다.

◇전세가율 높은 강북이 서울 거래량 증가 주도=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증가는 강남권 외 지역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9·1대책의 수혜지로 꼽히던 강남권과 목동에서 거래량이 크게 늘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양상이다.


8월에 비해 9월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금천구로 무려 59.4% 증가했다. 이어 △용산구 51.8% △광진구 50.8% △동대문구 49.6% △노원구 49.1%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강남의 거래량은 서울시 전체 평균(29.7%)보다 조금 높거나 오히려 낮았다. △강남구 37.4% △송파구 34.5%를 기록했으며 양천구와 서초구는 각각 31.7%, 21.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강북의 거래량 증가세가 강남권보다 두드러진 것은 전셋값 급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 들어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진 지역에서 전세 세입자들이 매매전환에 나서며 9월 매매거래 시장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특히 가을 이사철을 겨냥해 나온 금융규제 완화책이 전·월세의 매매전환 수요에 큰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실제로 9월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지역들은 모두 지난해 말에 비해 전셋값이 크게 오른 지역들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동대문구로 8.1% 상승했다. 같은 기간 2.91% 상승한 송파구에 비하면 무려 5% 포인트 이상 높은 상승폭이다. 또 △광진구 7.66% △관악구 6.33% △서대문구 6.27% △종로구 6.25% 등도 높은 전세가 오름세를 기록하며 △서초구 4.94% △강남구 4.08%의 상승폭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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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과 목동의 경우 9·1대책의 수혜지로 꼽히며 가격상승은 이끌었지만 단기간 급등한 매도 호가에 대한 부담으로 매수세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한 달간 △양천구 1.15% △강남구 0.67% △서초구 0.45%의 상승률로 서울 평균 상승률(0.40%)을 웃돌았지만 상승세는 둔화되는 추세다. 송파구의 경우 10월 둘째주 0.03% 떨어져 하락세로 전환됐고 강남·서초·양천구 모두 이달 둘째주부터는 상승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강남·위례 등 특정지역에 쏠린 청약열풍=청약1순위자 요건 완화로 청약통장을 연내 사용하는 수요자들이 급속히 늘고 있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위례신도시 물량 등 '돈이 될 만한' 일부 단지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빚고 있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상당수 분양단지에서는 미달사태가 속출하며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반포동 M공인 관계자는 "정부 정책으로 신규 시장 여건이 좋아졌다고들 하지만 일부 단지에 한정된 얘기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투자나 투기수요만 부추기고 있어 계약미달·미분양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경우 가을 분양이 본격화한 9월부터 현재까지 단지별 청약경쟁률이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10월 첫째주 위례신도시 '위례자이'가 2006년 이후 8년 만에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고 서울 서초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서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2차'가 잇따라 1순위에서 마감됐다. 반면 수원 권선지구에 1,580가구를 공급한 '수원 아이파크시티 4차'의 경우 청약자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769명에 그쳤으며 평택 '브라운스톤 험프리스'도 944가구 모집에 795명만 신청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지방 역시 일부 지역의 알짜단지로 꼽혀온 곳에만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 세종시의 경우 디자인 특화구역으로 지정된 2-2생활권 4개 단지가 모두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분양에 성공했다. △광주시 봉선동 '제일풍경채' △전북 전주 '송천 KCC스위첸' △부산 '개금역 금강펜테리움 더스퀘어' 등도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끝냈다.

반면 경남 '창녕신우희가로(374가구)'와 전남 진도군 쌍정리 '승원팰리채(35가구)'는 청약 접수가 단 한 건도 없었고 경북 영천 영천 '완산윤창BH타운(108가구)'은 청약자가 3명에 그쳤다. 이 밖에 △전남 '광양중마2차진아리채(616가구)' △충남 '예산이에스아뜨리움(174가구)' △전남 '남원태암프라임로즈(72가구)' △대구 '달성과학마을청아람(882가구)'도 미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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