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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외리. 영흥대교를 건너자마자 여기 저기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영흥화력 7·8호기 증설사업이 중단돼 지역경제가 파탄에 빠져 이를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들이다. 이날 외 1리 마을회관 공터와 마을회관 근처에는 굴삭기 40대와 덤프트럭 50대, 지게차 10대, 펌프카 4대 등 100대가 넘는 중장비가 방치된채 낮잠만 자고 있었다. 주변에 96개 동의 빌라와 원룸이 신축되고 있으나 현재 9개 동은 이미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영흥화력발전소 7·8호기 증설사업이 어렵게 되면서 지역경제가 '패닉' 상태에 빠져 들고 있다. 발전소와 더불어 삶을 영위하던 6,000여명의 영흥면 주민들은 물론 옹진군과 영흥화력을 운영하는 한국남동발전도 침울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영흥화력 7·8호기 건설사업은 당초 지난해 10월 공사에 착수, 2019년 6월 완공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흥 7·8호기(1,740MW)와 동부 하슬라 1·2호기(2,000MW) 건설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대신 신규원전 2기를 삼척과 영덕에 건설한다.
옹진군 관계자는 "화력발전소라고 해도 환경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면 대기오염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데 발전소 건설계획 자체가 취소돼 아쉽다"며 "지역경제가 더욱 침체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영흥화력발전 5·6호기 건설 때는 건설인력 등 관련 종사자가 4,000명에 이르며 소비가 활발했다. 주민들은 발전소 총건설비의 약 2%(1호기당 약 100억원)를 특별지원금으로 받아 주민복지사업으로 활용해 왔지만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지역주민 이종률(46)씨는 "영흥화력 7·8호기가 온실가스 주범 인양 몰아가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는 중단돼야 한다"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폐업하는 식당, 경매에 부쳐지는 원룸과 펜션을 보면 한숨만 절로 나온다"고 걱정을 털어놨다.
남동발전도 영흥화력 7·8호기 사업 철회 방침에 당황한 기색이다. 남동발전은 7·8호기 건설을 기정사실로 보고 사업부지를 이미 확보해 하역부두와 송전선로까지 구축해 놓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준공한 5·6호기 중앙제어실에는 7·8호기 제어실을 함께 설치하기도 했다. 7·8호기의 전체사업비가 2조8,662억원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엄청난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된 셈이다. 남동발전은 산업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해야 하는 점을 고려, 7·8호기 증설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오는 18일 서울 옛 한국전력 본사에서 열리는 관계기관 공청회에서도 수도권 에너지 수급 현황 등을 토대로 발전소 증설 필요성을 강조할 방침이다.영흥화력은 현재 1~6호기를 가동하면서 수도권 전력 소비량의 약 25%를 공급하고 있다.
영흥화력 관계자는 "영흥화력 7·8호기는 현재 수도권의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반드시 건설돼야 하는 시설"이라며 "사업계획 철회가 최종적으로 결정되기 전까진 사업의 필요성을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