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만이 살길이다(사설)

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한국은 경제속국이나 마찬가지다. IMF로부터 돈을 빌리게 됐으니 빌려주는 사람의 말을 들어야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 가운데는 무리한 요구도 많다. 경영이 부실한 은행이나 종합금융사의 정리에서부터 부실기업 정리는 물론, 과잉·중복투자 조정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있다.정부예산 긴축과 세금인상, 공기업 민영화 등 재정운영의 건실화도 촉구하고 있다. 인금인상을 억제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라는 주문도 있다. 규제완화와 시장개방으로 경쟁을 촉진, 시장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지적시항이다. 수입선 다변화 포기도 강요받았다. IMF시대에는 내수가 침체되고 경제성장률은 둔화돼 실업률이 높아진다. 국민소득이 낮아지고 투자는 저조하며 기업수익도 감소하게 된다. 수입물가는 뛰고 세금이 오르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할 형편이다. 결국 우리가 자초한 셈이니 후회해본들 소용없다. 그러나 IMF의 요구사항은 우리경제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해야 될 일들이다. 우리 스스로 할 경우에는 시간이 걸리나 IMF의 요구에 따라 단시일 내에 강행하기 때문에 고통을 더 느끼는 것이다. ○IMF 쇼크 재도약 계기로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될 일은 IMF의 비정함이 아니다. 이 시련을 어떻게 하면 고통을 덜 느끼면서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다. 문제해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입돼야 한다. 방법은 수출밖에 없다. 국가경제는 개인소비·설비 및 주택투자·정부지출·순수출 등의 움직임으로 성장이 결정된다. 실업이 증가하고 소비자가 경기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면 개인소비는 냉각된다. 개인소비가 냉각되면 기업수익은 감소하고 장래경기가 불투명, 설비투자도 하지 않는다. 개인소득 증가율이 둔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지면 주택수요도 줄어들어 주택에 대한 투자가 축소된다. 소비자들이 돈이 없는데 주택을 구입할 리 없기 때문이다. ○60년대 정신으로 무장을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5% 이내로 억제하라는 IMF의 요구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재정 지출 증가에 의한 경기자극은 처음부터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요소는 경제성장에 불리하게 작용하나 순수출만은 다르다. 순수출은 수입에서 수출을 뺀 나머지다. 수입을 적게 하고 수출을 많이 하면 순수출은 플러스가 된다. 이 플러스가 커지면 우리경제는 성장하는 것이다. 지난 60년대 이래 우리경제는 바로 이 순수출의 증가에 따라 경제를 발전시켜왔다. 옛날로 돌아가 다시 출발하는 것이다. 수출이 증가하면 고용이 늘어나고 고용이 늘어나면 근로자의 소득이 증가한다. 소득이 증가되면 개인소비와 저축이 늘어나고 개인소득이 증가하면 자연히 주택수요도 증가한다. 수출이 증가되면 경제성장을 높일 수 있고 축적된 외화로 IMF의 빚을 값을 수 있는 것이다. 다시 경제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수출만이 우리의 살길이다. ○자신있는 부문 전력투구 어떻게 하면 순수출을 증가시킬 수 있을까. 우선 수입품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써서 소비생활을 하면 고통없이 절약할 수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많다. 자동차를 덜 타고, 외국여행을 자제하고, 사치성 수입소비재를 적게 쓴다면 간단히 수십억달러가 절약된다. 수출증대에는 가격 및 비가격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수출의 주체인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는 단기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중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을 키워야 한다. 각종 규제를 완화,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고 정치를 깨끗이 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정치가 부패,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계속 요구한다면 우리기업의 경쟁력은 살아날 수 없다. 기업도 변해야 한다.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투자·인력·조직·경비·급여 등을 절약 또는 간소화해 감량경영을 해야 한다. 한계기업을 정리하고 재무구조 및 차입구조를 개선, 현금흐름 중시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문에 모든 힘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외부의 자원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것이 글로벌 경쟁시대 생존의 비결이다. 우리사회에서도 이제는 수출을 잘하는 기업을 우리시대의 영웅으로 정당히 대우해주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글로벌 경쟁시대의 영웅은 수출일선의 근로자와 경영인이다. 수출은 앞으로 닥쳐올 어려움을 치유해줄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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